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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도담이 Sep 02. 2022

캐나다인 듯, 캐나다가 아닌 듯, 프랑스인 그곳.

캐나다 퀘벡주의 특별한 기억


  캐나다 안의 작은 프랑스.

  퀘벡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인식이다.

기대하던 퀘벡 여행을 앞두고도 ‘아름다운퀘벡의 자연과 역사적인 건물들을 직접  생각 마음이 설레었을 ,  이상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캐나다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어느 상품에나 겉포장에 영어와 프랑스어  가지 언어로 같은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보며,  넓은 캐나다에서 오직 몇몇 (캐나다에서는 province라고 한다.) 만을 위해서 굳이?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차피 같은 ‘캐나다라는 국가 안에서 살며 영어를 주로 쓰는 것이 아닌가? 이만큼의 시간이 흘러 이제 어느 정도 융화가 되어 서로 녹아들어 있지 않을까?  그들은 (어찌 보면) 비효율적인 일을 사서 하고 있을까?


드디어 도착한 퀘벡은 미리 어느 정도의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역시 라운 정도로 ‘프랑스였다. 어디에서나 들리던 프랑스어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영어. 심지어 도로 교통 표지판에서도 영어가 보이지 않았다. 와우~최소한의 병행표기도 없다니.


  그리고 발견한 자동차 번호판의 문구.

Je me souviens (나는 기억한다)


아.

  이들은 애초에 융화되어 녹아들고 싶은 마음이 없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프랑스인 특유의 ‘자문화 우월주의라고도 말하겠고,  다른 누군가는 ‘배타적인그들의 모습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그런 모습에서 ‘지키고 싶은무언가를 느꼈다.


  만약, 그들이 제삼자의 시각에서도 과하다 싶을 만큼 그렇게 강하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같은 캐나다 국기 아래에서 지금처럼 독자적인  ‘프랑스’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여행을 하며 만난 퀘벡의 자연과  건축물들은 기대했던 대로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없이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돌아와 그 사진들을 보며 추억하는데, 문득 멋진 전경의 사진들 속에서 비집고 보이대포들과 단단한 성곽의 벽들이, ‘나는 기억한다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 듯했다. 

아름다운 야경 왼편에 보이는 대포의 모습이 아련하다

  사실, 이들의 독립을 위한 투쟁의 역사라든지, 그것을 막기 위한 캐나다의 수단이라던지, 그런 정치적인 문제 들은  모른다. 그래서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가치 판단도   없다. (입장에 따라 너무나 극명하게 갈리는 문제이므로.) 그렇지만, 적어도 앞으로프랑스어가 병기된 포장을 보며 ‘?’라는 의문 대신, ‘그래, 그랬지.’라는, 조금은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같다.


  강렬했던 여행 끝나고 집으로 돌아지금도 가끔, 퀘벡주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달고 있을 번호판의 문구를 떠올린다.


Je me souviens.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들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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