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찾는 공항, 그리고 3년 만의 비행.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일본 여행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행기를 예약했고, 어차피 왕복으로 예약하기에 언제 돌아오든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똑같았다. 처음에는 3박에서 1주일, 점점 욕심이 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18일이 되어버렸다. 일단 비행기 티켓을 끊었지만 여행 일정이나 일정이나 호텔 예약 등을 진행하면서 몇 번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생긴 노하우나 실패담, 여행기를 함께 나누어 보고자 19일의 일정을 소개해 볼까 한다.
여행의 대장정을 알리는 공항에 도착했다. 평일 오후 4시경. 금요일 출발 일정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덜 붐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공항 창구로 발길이 갔다. 티켓팅을 하니 좌석을 창가인지 통로인지 물어본다. 따로 창가 쪽 좌석이나 통로 쪽 좌석에 욕심이 없는 편이라 잠시 고민을 했다. 빨리 내리고 싶은데 통로 쪽으로 앉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오랜만이니 창가로 부탁했다. 이 때는 몰랐다. 창가 자리가 이렇게 황홀한 것인지.
생각보다 탑승 수속이 빨리 끝났다. 예전에는 면세품도 사고했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했는데, 요즘은 왠지 면세품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공항 내에서 시간이 여유로웠다. 텅 빈 대기 좌석이나 창가로 보이는 외부를 보는 것이 좋았다. 어느덧 탑승 수속을 마친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려 이륙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느낌이 이제는 무섭다기보다 설렘으로 느껴진다.
항상 아침 일찍 가는 비행기를 타다가 이번에는 오후 비행기를 선택했다. 오전 비행기가 여행지에서 하루를 통으로 보낼 수 있다는 설렘이나 바쁜 그런 활기참이 있다면 오후 비행기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내일을 어떻게 보낼까. 여행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그런 여유로움이 있었다.
오늘 오사카에 도착하면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이런저런 정리를 하다가 문득 창밖을 보았다. 창밖에는 어느샌가 하얀 솜털 같은 구름이 하늘 아래를 빼곡히 채웠다. 지상에서 보는 하늘은 흐림일까? 빼곡한 구름의 광경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들었더니 구름의 파도 속에 해가 점차 지고 있었다.
2022년의 12월 30일의 해는 이렇게 구름 속으로 지고 있지만, 내가 오사카에 도착하면 나의 여행은 새롭게 떠오르겠지. 앞으로 어떤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게 될지, 설렘 가득한 상상을 하면서 비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