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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튜브 채널이 망했다

초보 유투버의 성장일기: 6 영상의 기획과 촬영- 구독자 235

by 이진우


초보 유투버의 성장일기: - 구독자 235 영상의 기획과 촬영

기획. 유튜브 영상을 만들면서 다시금 새기는 단어다. 이따금씩 유튜브나 TV를 보다 보면 기획이라는 말을 종종 듣곤했다. 기획이란 무엇인가? 전문 방송인이 아니라 업계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잘 모르지만 말 그대로 촬영을 계획하는 단계를 기획이라 하는 듯 하다.

그렇다면 유튜버들은 기획을 할까? 다들 아무런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찍는 것 같지만 내가 볼 땐 대부분 철저한 계획으로 진행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우성 여행 유튜버를 기준으로 먼저 살펴 보자면, 어떤 사유나 흥미로 인하여 해당 국가를 가게 될텐데 국가를 선장하는 것 부터 기획의 범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동 수단, 어떤 음식을 선택할지 모든 것이 기획의 단계라 볼 수 있다. 그리고는 하루를 보내며 큰 틀에서 여행을 하면서 좌충우돌하는 그런 모습들이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을까한다.

영상을 촬영하기 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획이다. 기획이 있어야 스토리 라인이 생기고 어떤 장면을 예상하고 멘트를 하고 돌발 상황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다. 생동감이 생명인 유튜브 판에서 그렇게 디테일한 사전 기획은 불필요 할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큰틀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낀다.

여행을 진행하면서 영상을 위한 기획은 하지 않고, 큰 여행계획만 세우고 여행을 떠났다. 그랬더니 영상을 찍으면서도 시작과 끝을 정하지 못 했고 편집점이나 영상의 포인트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을 점점 느끼기 시작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약 3개월에 걸쳐 편집을 하다 보니 영상을 편집하면서 반영되는 텀이 꽤 긴 편이다. 편집을 하다 보면 이 장면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곤

했다. 촬영 법에 대한 고민이 무뎌 질때 즈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영상에서 '모션 블러'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짧은 쇼츠를 보았다. 모션 블러는 피사체가 움직임 속에서 만들어 내는 잔상 같은 것인데, 이 규칙을 적용해야 영화 같은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이 규칙은 이미 알 고 있었다. 프레임은 24fps -24fps가 전통 영화에서 사용하는 프레임 수 이며, 최근 TV에서는 30fps를 사용하고 있다고. 그래서 나는 30fps로 촬영하고 있다-. 셔터 스피드는 프레임의 2배, 그러니까 1/48초로 촬영한다. 1/48초가 없다면 근사치를 적용한다. 밝기는 조리개로 조정한다. 다만 한 낮이거나, 배경흐림을 주기 위해 조리개를 개방 할 경우에는 촬영 장면이 지나치게 밝아 지므로 ND필터 라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촬영자는 ND필터를 구매하고 장착하고, 상황마다 밝기가 적절한지 확인해야 하는 새로운 워크 플로우가 생긴다. 급박한 여행지에서 이것 보다 번거로운 작업이 또 있을까? 비유하자면 양말을 신고 또 양말을 신는 그런 번거로움에 비교하면 좀 와 닿을까. 그렇게 번거로운 작업을 하고 싶지 않기에 영화 같은 장면에 대한 욕구는 점점 잊혀져 갔다.

그러다 멋진 영상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들을 보며 내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뇌리를 스쳤다. 고 프로로 찍는 영상의 탁한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생기 있는 영상을 만들거야! 라고 생각했다.

영상을 만들 수록 영상의 색감 보다는 영상의 내용이나 스토리 라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영상의 색감은 스토리 라인 다음, 다음 그 다음 다음 정도의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는 잘 만들어진 영상을 보았는데 촬영이면 촬영, 연기면 연기 -한 캠핑 유튜버님은 캠핑하면서 술에 취해 딸꾹질을 하며 노래를 불렀다-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탁월했다. 혼자서 촬영 기기의 선택, 기획, 촬영, 연기, 편집 그리고 외부 광고까지. 1인에서 모든 것을 다 해냈다.

카메와 삼각대를 이고 지고 다니면서 무거운 캠핑 백팩을 짊어지고 있었고, 마이크는 두개나 차고 있었다. 더욱이 카메라는 한대도 아니었다. 참 한편 한편 볼 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 정도는 해야 이정도 구독자님들이 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유튜브 속 영상을 '쉽게' 본다.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기획 부터 촬영, 장비를 운용하는 것 까지. 유튜브가 쉽게 볼 수 없는 것일지 모른다.

한 배터랑 후배가 어느 날 후배와 연기 이야기를 하며 말 했다. 세상에 어떤 길도 지름길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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