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속 먼지 같이 희미한 나의 유튜브 성장기
취직 시험을 준비하면서 독서실에 처 박혀 있을 때 우연히 솔로 캠핑 영상을 접했다. 그때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30대에게 캠핑 열풍이 불었을 때다. 산이며 바다며 그 속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그 모습이 좋았다. 혼자 밥하고 먹고 자고 밤하늘의 별, 모닥불, 그 모든 것이 낭만이었다. 그런 막연한 모습을 동경하면서 어느덧 나도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동경하던 캠핑 장비를 하나씩 사 모았고 그렇게 개미지옥 빠졌다가 한 브랜드의 VIP 등급이 되었고 정신을 차리니 텅장이 된 것을 깨달아 개미지옥을 벗어나고자 했더니 개미 성이 완성되었다.
한편으로는 20살 때부터 나는 사진과 카메라를 좋아했다. 올림푸스의 '자전거 탄 풍경'의 BGM에서 똑딱이 카메라, 그리고 DSLR의 유행, 첨단 미러리스까지 카메라의 발전을 따라 나에게는 항상 카메라가 있었다. 취직 후에는 캐논의 고가 레드 라인 렌즈를 살 만큼 미쳤고 감성이 부족하다며 후지필름의 카메라에 심취했다. 후지필름은 VIP가 되었다. 사진을 하게 되면 편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래서 맥북을 들였고 여기에 프로그램 패키지를 구매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사용 처도 몰랐던 '파이널 컷'이라는 애플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영상을 찍을 만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고 취직을 성공 후에 즐겨했던 등산과 주제로 영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첫 촬영은 의욕으로 가득했다. 첫 촬영지부터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는 지리산 천왕봉으로 달렸다.
10월 중순에 지리산을 올랐음에도 정상에는 예상에 없던 눈구경을 했다. 영상 속에서는 낭만으로 가득했지만 오르는 동안의 체력적인 문제와 하산 시 아이젠이 준비되지 않아 죽을 고비를 넘겼다. 나는 미끄러워 힘겨워하는 상황이었지만 뒤에서는 사람들이 속도가 나지 않자 인상을 찌푸렸다. 민폐인 게 느껴져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 어떤 등산 고수가 아이젠을 선뜻 빌려 주게 되어 그 상황을 모면함과 안전한 하산을 할 수 있었다.
파이널 컷 프로그램이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어찌어찌 알게 되어 파이널 컷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관련 책을 한 권 샀고 유튜브 무료 영상을 뒤져 영상 편집을 독학했다. 첫 영상에서는 컷 편집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음악을 삽입하게 되면서 음원과 관련된 *저작권에 대해서 얕게 알게 되었다. 직장인으로서 책을 읽고 실습하고 하기에는 엄청난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진도가 더뎠다. 결국 첫 영상은 산행을 하고 난 뒤 1달 하고도 보름이 지나서야 겨우 업로드하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음악 저작권
유튜브에서는 음악과 관련된 저작권이 까다롭다.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우선 저작권 검색을 자동적으로 유튜브에서 진행한다.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경고가 나오게 되고 이 경고를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음악 저작권자에게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무료 음원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영상 제작자로서는 음원에 의한 영상 수익이 100%가 되지 못한다면 큰 손해가 있는 셈이다. 최근 댄서나 커버 송을 부르는 유튜브 크리에터들의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런 사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