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멘탈 모델(Mental Model) 이야기
UX 디자인을 하다 보면 “사용자는 왜 이렇게 행동했지?”라는 질문이 자주 떠오르는데 그럴 때마다 떠올려야 할 키워드가 있다. 바로 멘탈 모델이다.
멘탈 모델(Mental Model)은 사용자가 특정 시스템이나 개념을 이해할 때 머릿속에 그려두는 예상 구조를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세상이 내가 기대한 방식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인지적 틀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 손잡이를 마주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돌려서 여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이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학습된 결과이며, 이러한 반복된 경험이 멘탈 모델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르는 방식의 문에 회전형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다면, 사용자는 혼란을 느끼게 되며, 이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과 실제 시스템 간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적 충돌이다.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특정한 사용 패턴을 구성하며, 이러한 패턴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장바구니 아이콘을 보면 대부분의 사용자는 ‘구매 전 담아두는 기능’이라고 즉각적으로 인식한다.또한 검색창 오른쪽에 위치한 돋보기 아이콘을 보면, 그것을 클릭하면 검색이 실행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기대한다.
쇼핑몰에서 장바구니 아이콘을 보면 “이건 구매 전에 담는 기능이구나”
검색창 오른쪽에 돋보기 아이콘이 있으면 "누르면 검색이 되는구나!"
이처럼 멘탈 모델은 사용자가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며, 디자이너는 이 모델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사용자 혼란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실현해야 한다.
실제 디자인 업무에서는 디자이너가 제품과 시스템 구조를 지나치게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또한 같은 수준의 이해를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해석하고 기대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이 버튼을 누르면 당연히 A가 실행될 것이다"라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해당 버튼을 클릭했을 때 B의 결과를 기대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디자인이 시각적으로 정교하고 기능이 풍부하더라도, 사용자의 기대와 실제 동작 간 불일치가 존재한다면 그 경험은 직관적이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사용성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예) 사용자는 "이걸 클릭하면 A가 나올 줄 알았는데" → 실제는 B가 나오는 UI
실제 경험 사례로, 필자가 참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설정’ 메뉴 안에 특정 기능을 포함시킨 적이 있다. 기획 및 디자인 단계에서는 ‘설정’이 해당 기능의 가장 합리적인 위치라 판단했다. 하지만 사용자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사용자가 해당 기능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사용자들은 그 기능이 ‘홈 화면’에 있어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사용자 멘탈 모델과 UI 구조 간의 괴리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사용자는 제품을 마주할 때 머릿속에 자신만의 예상 시나리오, 즉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가지고 접근한다. 이 멘탈 모델은 사용자의 경험, 관찰, 직관 등을 통해 형성되며,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 것이라고 믿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멘탈 모델이 실제 시스템 구조와 다를 때 발생하는 혼란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시스템 자체를 설계하기 전에,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멘탈 모델을 중심에 두고 설계하면, 제품은 사용자에게 더 빠르게 받아들여지고, 더 쉽게 학습되며, 오류율도 현저히 줄어든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전략은 사용자 다수가 이미 가지고 있는 멘탈 모델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는 흔히 ‘기존 패턴을 따르는 설계’로 이해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기대와 일치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용자는 ‘장바구니’ 아이콘이 쇼핑몰 우측 상단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처럼 보편적인 멘탈 모델을 무시하고 독창적인 위치에 배치한다면, 혼란과 학습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전략은 특히 신규 사용자 유입이 많은 서비스에서 유효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검색 아이콘은 오른쪽 상단
햄버거 메뉴는 좌측 상단
장바구니는 쇼핑몰 우측 상단
이 방식의 장점은 사용자에게 학습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새로운 경험이나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시스템 구조가 복잡하거나, 기존에 없던 개념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시스템의 실제 동작 방식에 맞춰 재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복잡한 설정 구조를 가진 SaaS 제품에서는 초기 온보딩이나 툴팁 가이드, 비주얼 튜토리얼을 통해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반복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 설명은 명확하고 간결해야 하며, 행동 이후 즉각적인 피드백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는 점차 시스템의 로직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멘탈 모델을 형성하게 된다.
온보딩 튜토리얼
'툴팁 + 간단한 애니메이션 가이드' 조합
새로운 인터랙션에 대한 단계별 안내 UI
더 나아가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 자체를 의도적으로 전환시키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제품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경험을 제공할 때 필요한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Google Docs의 자동 저장 기능이 있다.
기존의 저장 버튼을 클릭하던 사용자의 습관을 완전히 없애고, 저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했다.
이를 위해 Google은 문서 상단에 ‘모든 변경사항이 자동으로 저장됩니다’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노출시켜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자연스럽게 변화시켰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기존 모델을 따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고 학습시키는 전략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멘탈 모델 설계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도구는 사용자 테스트이다.
이는 단순히 사용성이 좋은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용자의 기대와 시스템 구조 사이의 인식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사용자는 왜 이 버튼을 클릭했는가?
어떤 기능이 여기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가?
이 단계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
이러한 관찰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멘탈 모델을 가지고 접근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제품의 구조나 표현 방식을 그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ux디자이너는 제품을 설계하는 사람인 동시에, 사용자의 인지 모델을 이해하고 안내하는 내비게이터다.
멘탈 모델은 사용자의 생각과 시스템 간의 다리를 놓는 개념이며, 이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는 더 나은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머릿속을 얼마나 정확히 그려볼 수 있느냐이다. 그리고 그 상상력 위에 설계된 제품은, 언제나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