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버터향
단골집에서 먹은 피낭시에의 질감과 모양은 최고다. 항상 맛있게 먹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곳의 피낭시에가 최고의 맛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불변의 진리로 내가 만든 무엇인가는 맛있을 것 같기도 했고, 시중에 판매하지 않은 피스타치오 피낭시에를 만들고 싶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했다.
원래는 계획으로 제과반 수업을 들으려고 했지만 개인 사정상 듣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에 원데이 클래스 피낭시에 수업을 들었다. 버터향을 맡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좋다.
이날도 회사에서 클래스를 최적의 컨디션으로 가기 위해 조금 일찍 퇴근해서 클래스를 들으러 갔다. 처음 베이킹 클래스를 듣는 데 설레기도 했다. 반대로 어려워 보이는 베이킹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예전부터 가장 동경하는 것을 드디어 처음 하는 시도여서 가장 떨렸다.
베이킹 수업을 하기 전에 혼자서도 할 수 있을까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기도 했다. 간단해 보이면서도 간단해 보이지 않는 피낭시에 만들기였다.
버터를 가장 먼저 간장 색 나듯이 태우는 과정이 처음이었다. 버터가 타서 튈까 봐 무섭긴 했지만
궁금증 하나를 해결했다. 피낭시에 색이 어둡게 나기도 밝은 색을 띠는 이유에 대해서 알았다. 수업 시간 10분 전에 먼저 도착했는데, 그 시간 동안 평소 베이킹에 대해서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원데이 베이킹 클래스 근처 다른 빵집도 추천받았다. 원데이 클래스였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베이킹 수업을 듣거나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섞을 때는 제과를 전공한 사람은 '이 정도는 뭐가 힘들겠어!'라고 하겠지만 손으로 섞는 게 힘들었다. 흰자와 밀가루, 페이스트를 섞는 과정에서 제과 제빵에는 힘이 많이 든다.
짤주머니에 완성된 반죽을 넣어서 틀에 넣을 때는 오로지 앞에 있는 틀에 집중하고 짜내는 연습을 했다. 틀 안에 차곡차곡 순서대로 틀을 완성하면서 하나하나 채워지는 피낭시에 반죽이 나란히 있어서 완성했을 때 뿌듯했다.
오븐에서 피낭시에를 굽고 빼니 반죽했을 때 우려했던 부분이 해결되었다.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피낭시에가 견고하게 만들어질지 상상도 했다. 베이킹 클래스에서 제공된 레시피 이외에도 각자 디저트 샵에서 비슷한 재료지만 다른 레시피 그램수로 측량된다고 한다.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같은 작업을 무한 반복하고 진행했을 제과 달인들이 멋있다.
제과에서 배운 자세는 제과의 과정처럼 단순하게, 정직하게, 일관되게 같은 틀에서 매일을 반복하지만 최상을 만들어내려는 태도이다. 피낭시에 한 틀 한틀 짜내는 과정에서 일에 집중도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