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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경 Aug 11. 2022

네이버 웹툰에서 댓글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드라마 [오늘의 웹툰], 지금의 웹툰

드라마 [오늘의 웹툰], 댓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그들의 경험
- 우리는 웹툰 서비스 이해 관계자들이 댓글을 어떻게 활용한다고 생각하나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아닌데, 관계자이기도 합니다.
- 네이버 웹툰 사용자로서, 채용 지원자로서 바라보는 댓글의 변천사

네이버 웹툰 댓글 개편
- 어떤 것이 있고 어떤 것을 목표했을까

지금 네이버 웹툰의 댓글은?
- 댓글 기능을 지금의 작가와 사용자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댓글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
- 서비스 생산자의 입장에서 댓글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걸까


드라마 [오늘의 웹툰], 댓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그들의 경험

이 영상은 오늘 이 글의 시작점이다. 웹툰 서비스 회사가 배경인 드라마를 소개하는 영상인데, 과거에 네이버 웹툰의 댓글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했던 것을 떠올렸다.



영상은 드라마 [오늘의 웹툰] 1-2화를 담았다. 웹툰을 정말 사랑하는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웹툰 서비스의 계약직 PD 된다. 주인공은 웹툰 서비스를 습관처럼 이용해왔다입사  처음으로 웹툰 작가를 만난 자리에서는 꼬박꼬박 장문의 댓글을  테니 읽어달라는 말도 한다. 그러나 일부 독자들은 작가가 상처받을  있는 말들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작가는 상처를 받았지만, 주인공의 문제 해결 능력을 통해 원인을 해결하고 댓글에서 상처가 아닌 응원을 받는 경험 또한 하게 된다.


드라마 초반을 다루는  영상에서는 작가와 독자들이 댓글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드러낸다. 웹툰 PD(웹툰 서비스)는 댓글 관련 상황들을 해결. 댓글 속 누군가는 작가에게 재밌다고 응원을 하기도 하고, 이제 연재 그만할 때도 됐다며 못된 말을 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담은 모습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봐왔던 모습들이기 때문에. 댓글은 웹툰 서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아닌데, 관계자이기도 합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근무를 하거나, 근무를 했던 사람은 아니다.

굳이 네이버 웹툰과 관련해서 나를 정의해보자면 두 가지로 해 볼 수 있다.

채용 지원자와 사용자.

댓글은 웹툰 서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네이버 웹툰 사용자로서 경험한 댓글의 역할과, 지원자로서 실제로 네이버 웹툰에서는 댓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개선하고 있는지 분석했던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네이버 웹툰 지원자

댓글 기능 개편이 쉬운 일은 아닌데 굳이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버 웹툰에 개발자로 지원하면서 썼던 자기소개서 문항 중 마지막 문항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자사 서비스, 기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이었다.


'네이버 웹툰 유한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여,
기술의 관점에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작성해주세요.
(경쟁 서비스와의 비교도 가능합니다)

당시에 네이버 웹툰은 댓글 기능 관련 대대적인 개편을 한 상태였다. 이 개편이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기술적으로는 어떤 이슈를 고려하고 무엇을 구현해야 했을지 기술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쓰던 기능이 안되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서비스 개편,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기존 기능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사례들이 있는데, 네이버 웹툰에서는 개편을 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해낸 점을 이야기했다. 더욱이 사용자가 많은 네이버 웹툰 특성상 기존 서비스 개편은 사용자에 따라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까다롭게 테스팅하고 고민해야 함에도 개편을 기획하고 실행한 서비스의 방향성 또한 언급했다.


네이버 웹툰 댓글 관련 개편 내용
- 내가 쓴 댓글 확인
- 최근 12시간 내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 상위 노출
- 댓글에 답글 달기

예를 들어 보자. 12시간 내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을 선정하려면 웹툰 업로드 특성상 오후 11시 즈음부터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며 댓글 각각의 좋아요 수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12시간의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좋아요가 언제 눌렸는지도 고려해서 개수를 확인해야 한다. 댓글이 한 두개가 작성되어야 말이지, 꽤나 번잡한 일이다. 이런 일을 웹툰 서비스 측에서 굳이 나서서 기획하고 진행한 이유가 무엇일까. 헤비유저로서,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네이버 웹툰 사용자

15년 전 초등학생의 댓글

네이버 웹툰의 My 탭에 가면 내가 작성한 댓글들을   있다처음 오픈되었을 때, 옛날에  댓글을 찾아보는 재미가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네이버 웹툰  댓글은 '. 불짱해여~!!' .  9개월  수사9단을 너무 좋아하던 초등학생은 작가에게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너무 생뚱맞은  같다고. '아이디어는 좋다,  생각일 뿐이다'라며 나름 쿠션어를 사용했다.


당시에 네이버 웹툰을 본 사람이다, 댓글을 달아본 사람이다 하면 '~~하는 n人'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글고에 과몰입하며 만년삼정을 갈구하던 사람, 싸우자 귀신아에 진심이었던 사람이 바로 나다. 사람들은 댓글에 공감한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댓글 릴레이를 이어나갔다. 1人, 2人, ..., 12203人. 그 당시의 좋아요라고 할 수 있다. '~~하는 n人' 형식의 댓글이 시작되면 그걸 이어나가는 게 풍습처럼 자리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중간에 꼭 누군가 숫자를 말도 안 되게 뻥튀기를 하곤 했다.


+ 내가 처음 네이버 웹툰을  때엔 요일별로 작품이 3 4개가 전부였던 시절이다. 요즈음은 요일마다 30개는 거뜬히 되는  같다. 만화가 보고 싶어서 네이버에 '만화'라고 검색하고 접속한  시작이었고, 그때는 웹툰이라는 단어도 없었다. 자주 보던 건 수사 9, 정글고, 마음의 소리, 낢이 사는 이야기, 나이스 진타임 정도가 생각난다. 댓글도 게시판의 댓글같이 아주 기본의 기본처럼 생겼었다. 좋아요나 답글은 없었고 신고하기는 있었던  같다.



네이버 웹툰 댓글 개편

'~~하는 n'이라던가, 내용이나 인물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의견을 제안하던 2000년대 중후반 댓글 문화를 보면, 의견 표출과 공감 유도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요는 과거부터 분명히 존재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웹툰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 확인할 때에도 댓글을 활용했다. 독자들 간의 교류를 넘어, 서비스와 작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댓글은 웹툰 서비스를 단순히 사용자에게 웹툰을 제공하고 끝나는 단방향 활동이 아닌, 사용자/작가/서비스 사이의 다방향 교류로 이끌어 . 웹툰과 관계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의 장으로서 공감과 논의를 통해 웹툰에서 느낄  있는 재미의 깊이를 더해준다고 본.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과 달리 웹툰 유료결제, 쿠키를 구매해(a.k.a 쿠키를 구워) 현재 무료 오픈 회차의 다음 회차들을 미리 볼 수 있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리보기를 한 사용자들의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고, 댓글창은 선점된 일부에 의해 고여진 물이 되어버렸다. 사용자들은 댓글을 통한 소통을 원하는데, 고인물에게 더 많은 노출, 기회를 빼앗겼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추가된 기능 중 하나가 ‘최근 12시간 내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 상위 노출’이었다. 미리보기를 한 사용자들에게 댓글을 작성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고, 먼저 작성된 댓글이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쉬운 것은 사실이므로 이 부분을 해치지 않고 묘안을 낸 것이다.


이밖에도 댓글에 답글을   있는 기능이 있다. 목적 없이 서로를 헐뜯는 논쟁으로도 이어질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피로도가 올라갈  있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소통과 교류를 통해 부가될  있는 재미의 가치를  크게 평가한 듯하다. 논쟁이 일어날  있는 부분이고, 실제로 서비스가 업데이트되면서 답글 기능은 보기 불편해하는 블로거들의 글을 봤던 기억이 있다. 서비스가 살아있는 상태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소통, 커뮤니티 성격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역시도 답글 기능은 하는 것이  득이 되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네이버 웹툰의 댓글은?

네이버 웹툰 <자취일기>


이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던 순간이다. 어제 이 회차를 보고 소통과 커뮤니티 기능이 플랫폼에 얼마나 든든한 대들보가 되는지 생각했다.

웹툰 작가가 요즘 보는 웹툰을 추천해달라고 "작품에서" 말했다.  컷에 독자들이 대답한. 작가의 기존 작품들을 추천하는 센스 있는 귀여운 독자들도 있고, 자신이 정말 즐겨보는 다른 웹툰을 추천해주는 독자들도 있다. 작가가 작품을 독자에게 단방향으로 제공하며 끝내지 않고,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한다. 작품을 넘어 작가에게 팬심을 가질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작품의 작가는 연재작마다 요일별 웹툰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고, @@일기 콘셉트로 브랜드 웹툰도 몇 차례 진행할 정도로  파워를 인정받고 있다. 나도  작가의  연재작인 대학 일기를 도전만화에 있을 때부터 찾아봤었다. 귀엽고 재밌다.

컷툰(상하가 아닌 좌우로 한 컷씩 넘기며 보는 형식)의 특성상 컷 별로 댓글을 남길 수 있고, 독자들이 이러한 의사소통을 좋아한다는 것을 작가 또한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장르적인 특성도 한몫했겠지만, 작가 또한 댓글을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회차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미의 세포들>에서, 어떤 이슈로 인해 작가에게 '네이버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면 당근을 보여달라'는 것이 베스트 댓글이었. 몇 주 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정말로 작품에 근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협박을 받은  아니었겠지만 이런 교류들은 댓글이 없다면   없는 것들이고, 묘미이다.


앞선 경우가 독자와 작가 간의 소통이라면 독자 간의 소통은  쉽게 찾아볼  있다. 로맨스물의 경우 갈등 상황이 나왔을  특정 인물을 편드는 댓글들에 좋아요 수가 몰리는 등의 반응이 있다. 그래도 A 잘못했다, 아니다 B  잘못했다 이야기하며 가치관의 차이를  수도 있다. 혹은 나는 A 좋다, B 좋다 하는 귀여운 신경전도 있을  있다. 때로는 특정 인물의 용서할  없는 행동에 대해 함께 욕하기도 한다.  과정에서  작품만의 유행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야기는 함께할  있을 , 공유할  있을   재밌어지는 법이다.


댓글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

드라마 <오늘의 웹툰>

표현에 따라서익명이라는 방패 아래, 피드백이라는 명목 하에 얼굴 보고는 하지 못할 말들을 쉽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를 대상으로도, 다른 사용자를 대상으로도 일어난다. 아주 보수적인 방법으로 악플을 삭제하고 근절하는 방안을 도입하려고 해도, 표현에 따라 피드백이 될 수 있는 내용이 상처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악플인지 그 문제의 범위를 정의하기도 어렵다. 정의를 한다고 해도 사용자들 간의 소통에 함부로 서비스 차원의 제재나 필터링을 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놓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우리가 해결할  있는 범위인지, 해결이 필요한 범위인지를 토론하고 정의하는 과정에서부터 서비스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많은 사용자를 가지는 것만이 서비스 성공의 유일 지표는 아니지만, 활성 유저를 많이 모으고 머무르게 하려면 그들만의 공간, 커뮤니티 성격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편해할지 고민하고 의심을 계속할 필요성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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