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메이징 메리 리뷰 (Gifted)

재능보다 소중한 것

by 필름과 펜

기프티드 - 재능보다 소중한 것 (Film#15)


"마크 웹" 감독의 이 영화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기프티드(Gifted)"는 단순히 "재능 있는"이 아니라, "하늘이 준 선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늘에서 받은 선천적 재능, 후천적 노력이 아닌 타고난 소질. "영재"라는 단어가 품은 축복과 저주를 이 영화는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7살 "메리"의 이야기는 실화는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영재 아이들이 겪는 현실을 담고 있다. 재능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진실, 특별함이 때로는 고독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 그리고 사랑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영화는 얘기하고 있다.




외눈박이 고양이 - 고독의 은유


매리(멕케나 그레이스)가 외눈 고양이를 반 아이들에게 보여줌


영화는 7살 메리가 외눈박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기르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왜 하필 외눈박이일까? 완벽한 고양이가 아닌, 한쪽 눈이 없는 고양이. 메리가 그 고양이를 처음 본 순간 느꼈을 동질감. "너도 나처럼 다르구나!"를 영화는 조명한다.


메리는 또래 아이들과 다르다. 7살인데 대학 수학을 혼자 공부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메리는 미분방정식을 푼다. 놀이터에서 뛰어놀 나이에, 대학 교재와 씨름한다.


부모도 없다. 수학 천재였던 엄마 "다이앤"은 메리가 갓난아기였을 때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존재하지만 한 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 메리에게는 삼촌 "프랭크"(크리스 에반스)와 이웃 여인 "로베르타"(옥타비아 스펜서)가 있지만 그들은 부모가 아니다.


외눈박이 고양이메리 자신의 투영이다. 완전하지 않은, 무엇인가 결핍된, 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 메리가 그 고양이를 그토록 사랑하는 이유는 자신과 닮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부재와 영재가 흔히 경험하는 외로움! 영화는 한 마리의 고양이로 이 모든 것을 말한다.




영재의 역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영화 속, 메리가 삼촌과 함께 바다에 있는 스틸컷)


영재는 애매한 존재다.

또래 아이들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관심사가 다르다. 아이들이 만화를 볼 때 메리는 수학 문제를 푼다.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 메리는 책을 읽는다.


그렇다고 어른의 세계에 완전히 들어갈 수도 없다. 지적으로는 어른 수준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7살 아이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


영재는 이런 운명을 타고 난다. 분야가 무엇이든, 벌써 전문성을 띠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어른들 세계에 완벽히 낄 수 없는 애매모호한 소속감.


메리의 생활반경에는 공부를 강요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반대다. 삼촌 프랭크는 메리를 "평범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지역 초등학교에 보내고 친구들과 놀게 하고 보통 아이처럼 자라기를 바란다.


하지만 재능을 숨길 수 없었다...




담임 보니의 발견 - 드러나는 진실


담임인 보니(제니 슬레이트)와 메리의 재능을 알아보는 스틸컷


메리를 초등학교에 보낸 프랭크의 계획은 첫날부터 무너진다.


담임 "보니"(제니 슬레이트)는 수업 중 간단한 덧셈 문제를 낸다.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세고 있을 때, 메리는 멍하니 앉아 있다. 보니는 메리에게 답을 물어본다. 메리는 대답한다. 정확하게 즉시.


보니는 훨씬 더 어려운 문제를 낸다. 메리는 또 맞춘다. 메리는 모두 암산으로 푼다. 보니는 알아챈다. 이 아이는 다르다고...


보니는 프랭크에게 메리의 특별함을 말하지만 프랭크는 평범하게 키우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문은 퍼지게 되고 메리의 할머니 에블린(린제이 던컨)이 등장하며 영화는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된다.




에블린의 야망 - 딸을 대신할 손녀


메리와 프랭크가 사는 집에 할머니 에블린이 등장하는 씬


에블린은 수학자였던 딸 다이앤의 어머니이자 프랭크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다이앤을 천재로 키웠다.

유년 시절부터 영재 교육, 특별 과외, 명문대 조기 입학. 다이앤은 수학계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다이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에블린에게 그것은 미완성 프로젝트였다.

딸이 풀지 못한 밀레니엄 문제, 딸이 이루지 못한 명성, 그리고 이제 손녀 메리가 있다! 어쩌면 다이앤보다 더 뛰어날지도 모르는 메리 말이다...


에블린은 메리의 양육권을 요구하지만 프랭크는 거부한다. 엄마가 메리를 누나 다이앤처럼 만들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법정 싸움이 시작되고 양육권을 둘러싼 전쟁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단순한 양육권 분쟁이 아니었다. 이것은 철학의 충돌이었다.


에블린의 철학은 : 재능은 최대한 발휘되어야 하며 특별한 아이에게 평범함은 재능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프랭크는 : 행복이 먼저고 재능보다 정서가 중요하며 메리는 메리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영화가 의도적으로 숨긴 것


할머니 에블린과 함께 하는 메리의 스틸컷


흥미롭게도 영화는 메리 스스로의 의견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메리는 프랭크와 살고 싶어 한다. 그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수학도 하고 싶어 한다. 더 어려운 문제를, 더 깊은 이론을...


프랭크도, 에블린도, 메리에게 직접 묻지 않는다. "너는 뭘 원하니?"라고... 그래서 관객도 답을 들을 수 없다.


이것은 의도된 것일까? 아니면 각본의 허점일까?


나는 의도라고 본다. 메리는 아직 7살이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나이. 어른들은 각자의 믿음으로 메리의 미래를 결정하려 하지만, 정작 메리 자신은 아직 자기 목소리를 완전히 찾지 못했다.


이것이 영재 아이들이 겪는 또 다른 비극이다. 어른들의 기대, 사회의 요구, 재능의 압박 속에서 정작 본인의 목소리는 묻히게 되니까.



프랭크의 현명한 딜 - 모두가 이기는 해법


(극 중, 프랭크 역의 크리스 에반스의 모습)


프랭크는 결국 히든카드를 꺼내는데...

밀레니엄 문제는 세계 수학계가 수십 년간 풀지 못한 난제 중 하나인데, 다이앤은 그것을 사실 풀었고 그리고 프랭크에게 그것을 맡겼었다.


다이앤은 "엄마가 죽은 후에 발표해 줘! 엄마가 살아있는 때는 절대 안 돼!"라고 말했는데, 다이앤은 에블린을 원망했는데 행복을 빼앗았다고 믿었고 그래서 엄마 에블린에게 비밀로 했던 거였다.


하지만 프랭크는 다른 선택을 하는데, 그 증명을 에블린에게 보여주고 세상에 발표하도록 놔둔다. 대신 메리의 양육권을 본인(프랭크)이 다시 가지는 딜을 하게 된다.


대신 프랭크는 메리를 평범한 학교에 다니게 하면서도 주말엔 대학에서 특별 수업을 받는 것도 병행하기로 하는데 재능도 키우고 평범한 삶도 경험하는 두 가지를 모두 다 취하는 방식을 하기로 한 것!


즉, 프랭크의 해법은 양쪽의 요구를 반씩 수용하는 타협이었다!


메리의 엄마인 다이앤은 무조건 메리를 완전히 평범하게 키우길 원했지만 프랭크는 그것도 옳지 않다고 나중엔 판단하게 된다.


메리에게는 둘 다 필요하다. 평범한 일상과 특별한 재능의 발휘, 친구들과의 놀이와 깊은 학문의 탐구! 하나만 강요하는 것은 메리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지도 모른다...



탄생의 기쁨- 영화의 핵심 장면


(극 중, 한 생명의 탄생을 보는 로베르타, 메리, 프랭크)


영화 중반, 중요한 장면이 있는데 로베르타, 메리 그리고 프랭크가 함께 산부인과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나는 것을 보게 되는 장면이다.


갓 태어난 아기,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재능도, 업적도, 가치도 증명하지 못하였으나 모두가 기뻐한다. 아기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말이다.


이 장면이 영화의 핵심인데, 메리도 그랬다. 태어났을 때 모두가 기뻐했다. 수학 재능 때문이 아니라, 메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 생명이 세상에 왔다는 것만으로 축복이었다!


영화는 말한다. 메리가 소중한 이유는 재능 때문이 아니라고. 메리 자체가 소중하다고. 어메이징 한 것은 메리의 수학 실력이 아니라, 메리의 존재 자체라고!...


재능 이전에 메리는 한 명의 인간이다. 사랑받을 권리가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평범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다이앤의 비극 - 반복되어선 안 될 역사


그렇다면 다이앤은 왜 죽었을까?

영화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지만 암시한다. 에블린의 압박, 수학계의 기대, 자기 자신에 대한 완벽주의, 그리고 무엇보다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없었던 외로움...


다이앤은 천재였지만 불행했다. 업적은 쌓았지만 공허했다. 밀레니엄 문제를 풀었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행복하지 않다면.


프랭크는 다이앤의 비극이 메리에게 반복되는 걸 막고 싶었다. 그래서 평범하게 키우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완전한 해답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메리는 수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강요가 아니라 진심으로. 억지로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그 즐거움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프랭크가 내린 최종 결정은 그래서 현명하다. 평범함도, 특별함도 둘 다 허락한다. 균형을 잡는다.




행복의 권리 - 누구에게나 평등한


(극 중, 로베르타와 메리가 춤추는 스틸컷)


영화는 단호하게 말한다.

행복의 권리는 누구에게나 동등하다고. 영재라는 이유로 행복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권리도 마찬가지라고.


동시에 부모가 원한다고 해서 영재 아이가 반드시 평범하게만 살 의무도 없다. 프랭크가 다이앤의 부탁을 듣지 않고 메리가 흥미를 느끼는 수학을 계속하게 해주는 결말! 나는 이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다. 그것이 절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에블린은 딸을 천재로 만들고 싶었지만 불행하게 만들었다. 프랭크는 조카를 평범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재능을 억압할 뻔했다.


정답은 메리를 중심에 두는 것이다. 메리가 원하는 것! 메리가 행복한 것. 그것을 찾는 것!...




영재가 아니어도 괜찮다


(메리가 대학 강의를 듣은 스틸컷)


이 영화를 보며 위로받는 건 비단 영재 아이들만이 아니며 평범한 이들도 위로를 받게 된다.


영화는 말한다. 영재가 아니라고 기죽을 필요 없다고. 어릴 때는 웬만큼 재능이 있는 정도였으나, 크면서 점점 발전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리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재능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 당신이 특별한 이유는 당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갓난아기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랑받듯, 우리도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영화는 말해준다.




특별함이 긍정적이 되려면


어떤 재능이든 무조건 긍정적인 건 아니다. 특별함 때문에 오히려 삶의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고립, 외로움, 기대의 압박, 실패에 대한 두려움... 영재는 이 모든 것과 싸워야 한다.


특별함이 긍정적인 것이 되려면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친구와 노는 시간, 가족과의 저녁 식사. 고양이를 안고 웃는 순간, 바닷가에서 뛰어노는 오후, 이런 것들이 있어야 재능도 빛난다.


메리는 이제 그것을 모두 가지게 되었다. 프랭크와 함께 사는 집, 학교 친구들, 주말의 대학 수업, 그리고 외눈박이 고양이...


영재는 아직 천재가 아니다. 천재가 되기 전에 외로움과 소통의 어려움으로 마음을 닫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황폐함이 짙어지면 심적으로 병이 커진다. 아무리 업적을 쌓아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메리는 다를 것이다. 프랭크 덕분에 엄마 다이앤과는 다르게, 정신이 건강하고 마음이 행복한 천재 수학자가 될 것이다. 현명한 프랭크와 이웃 아줌마 로베르타, 보니 선생님, 그리고 함께 노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마크 웹의 연출 - 감정의 온도


(왼쪽: 마크 웹 감독과 오른쪽 크리스 에반스)


마크 웹 감독은 영화 "500일의 썸머"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는 감정의 섬세한 온도를 포착하는 데에 탁월하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에서도 그 재능이 빛난다. 과장하지 않는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조용히, 담담하게, 하지만 깊이 파고든다.


프렝크가 메리를 바라보는 눈빛, 메리가 고양이를 안는 손길, 에블린이 딸의 증명을 보는 순간의 떨림,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큰 감동을 만든다.


탄탄한 연출력 덕분에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설득력이 있다. 법정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따뜻한 가족 영화로 만든다.




영화 속의 명대사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네가 특별해서가 아니야, 네가 바로 너여서야!"


"재능은 선물이야, 하지만 그것이 저주가 되어서는 안 돼!"


"평범한 것도 특별한 거야. 모두가 특별해야 한다는 법은 없어!"




영화 "어메이징 메리" 정보


*원제: Gifted

*감독: 마크 웹

*장르: 드라마, 가족

*러닝타임: 101분

*개봉: 2017년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평점: IMDb 7.6/10

*주연: 크리스 에반스(프랭크), 멕케나 그레이스(메리), 린제이 던컨(에블린), 제니 슬레이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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