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미뤄온 일

by 김지환

오래 미뤄온 일


오래 외면해 온 얼룩 닦기

청소기 머리를 바꿔 끼고 좁은 틈새 청소하기

의자 다리에 테니스 공 끼우기

길게 웃자란 화분의 가지치기

조금씩 밀려난 테이블보 당겨 놓기

읽다가 만 소설책 꺼내 가방에 넣기

떨어진 명함 재주문하기

어머니가 사주신 옷 입기

빈티지 가게에서 37,500원에 세벌을 사주시고

행복해하는 아들 얼굴 보고

이게 행복이구나 읊조리던

어머니 얼굴 품고

노트북 하나 끼고 문을 나서기

오래 미뤄온 일

오래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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