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by 김지환

일방통행


예전에 썼던 책을 다시 읽어 본다.


왜 이렇게 썼을까 싶은 문장.

이렇게 쓰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문장.

그러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썼을까, 감탄하게 되는 문장들.


이 글을 썼던 나는 다른 사람 같다.

지금의 나는 더 좋은 글을 쓰고 있을까, 더 나쁜 글을 쓰고 있을까.

나는 나의 옛날을 읽는다.

어쩌면 더 빛났을, 어쩌면 다시 되돌아갈 수 없을. 이제는 두고 와야 할.


나는 이만큼 변했어요.

그게 좋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내 모습은 어떻게 보일까요.

이 글을 썼던 나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때의 너는 어땠니.

지금의 내가 어때 보이니.

너는 거기서 단단하고 완성 돼 보이는데,

나는 여기서 또다른 방황을 하고 있구나.


이 글을 썼던 나와 마주 앉아 차를 나눠 마실 수 있다면.

그래서 너는 나를 보고, 나는 너를 볼 수 있다면.

그러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텐데.


어쩌면 너와 나는 같은 사람이지.

그렇지만 너와 나는 결국 다른 사람.

결국 다른 글을 쓰는 사람.

나는 다른 내가 썼던 글을 읽으며 낯설어 한다.


나는 그때의 나를 사랑하고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사랑해 주길 갈구해요.

사랑은 쌍방이어야 완성된다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은 일방통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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