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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킬러 Jun 18. 2020

매일의 사소한 진전에 만족하자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자기계발 분야로 분류되는 책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 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능과 생각을 일깨워준다'는 자기계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해도 읽고 있는 내가 일깨워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그저 돼지 목의 진주요, 소귀의 경 읽기일 테니까. 그래도 '습관'에 대한 책이라면 들춰볼 마음이 생기는 건 반복되는 훈련으로 강해지는 근육처럼 반복되는 행동이 만들어내는 성과를 믿기 때문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지 않는가.

이 책은 표지에서도 비교 대상으로 콕 집어 언급한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과 궤를 같이 한다. 두 책 모두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 형성' 이론을 바탕으로 습관의 힘을 설명한 책인데, <습관의 힘>이 '신호-반복행동-보상'으로 이어지는 습관의 구성단계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라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습관과 관련된 외부의 자극과 내적 감정을 연결시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야구선수였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고등학교 2학년의 마지막 날, 같은 반 친구가 휘두르다 손에서 미끄러진 야구 방망이에 미간을 맞아 응급실에 실려간다. 얼굴이 박살나고 코가 부서지고 두개골이 깨지고 눈알이 돌출되었던 그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다시 건강을 회복한 후, 재활훈련을 통해 1년 만에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왔다. 2군팀 후보에서 시작된 선수생활에서 ESPN전미대학 대표선수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그가 했던 노력은 아주 사소한 작은 습관들을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제임스 클리어는 비록 프로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2012년부터 개인 블로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습관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습관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자신의 습관 형성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작가가 전하는 그 노하우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습관을 분명하고 매력적으로 하기 쉽게 만들어 잘 완수하면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보상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 법칙들도 가슴에 새기긴 했지만, 네 가지 주요 법칙에 대한 설명 중간중간에 언급되었던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구체적인 조언들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한 번 거르는 것은 사고다. 두 번 거르는 것은 새로운 습관의 시작이다. 문제는 실수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전부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고, 쓸데없이 완벽만을 추구하며 반복되는 작심삼일과 다시 처음부터를 외쳤던 내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모두가 해야한다고 말하는 습관이 아닌, 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작은 습관들로 시작해 매일의 사소한 진전들에 만족하며 지치지 않고 천천히 변화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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