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까지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과정까지 진행했다. 이렇게 수렴된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경험 프로토타이핑(experience prototyping)에 대해 알아보자. 경험 프로토타이핑은 '해보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방법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직접 체험해 보기 전까지는 제대로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 관찰하고 살펴보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강력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유사하게 구현해 직접 해봄으로써 맥락적인 측면에서 검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경험 기반의 중요성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에는 쫓겨나게 된 농부가 샷건을 들고 철거업자와 대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농부는 '너를 총으로 쏘겠다.'라고 위협하지만 철거업자는 '나를 쏴봐야 소용이 없다. 나도 시킨 대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면 누굴 쏴야 할까? 철거업자의 사장을 쏘면 될까? 사장도 은행의 의뢰를 받은 것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은행원을, 아니면 은행장을 쏴야 할까? 그것도 아니었다. 그들도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에 영향을 받았을 뿐이었다. 그러면 관료를, 대통령을 쏘면 해결될까? 아니다. 결국 대통령은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사람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현실은 복잡하고 사실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 속에서 아이디어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서는 가설적 사고와 검증이 필요하다.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시도를 해 보고, 해당 시도가 있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면서 방향성을 잡아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가설을 확실히 검증하기 위해 경험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이디어의 핵심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구현해 팀 내에서, 그리고 대상 페르소나에게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린 스타트업 방법론에서의 MVP와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접 사용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경험상 이런 프로토타이핑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완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될 때까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 때문에 더 완성도를 갖춘 뒤에 공개하려고 한다. 하지만 오래 아이디어를 끌수록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 복구 불가능한 정도도 함께 커진다. 빠른 단계에서 공개하는 것이 리스크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드롭박스는 경험 프로토타이핑을 위해 제품의 컨셉을 영상으로 찍어 페르소나들의 피드백을 받고, 구글 글라스는 옷걸이와 여러 도구를 가지고 프로토타이핑을 했다. 최근의 많은 스타트업들은 서비스의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도 한다.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방법은 빨리 실패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