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익절은 항상 옳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과거에 그랬지만, 거래를 할수록 계좌가 녹는 주린이들이 모든 종목에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익절은 작게, 손절은 크게 하니 종합적으로 손해가 나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가? 조금 오르면 다시 떨어질까 봐 매도 버튼을 누르고, 조금 떨어지면 다시 오르겠지 기다리다 더 떨어지면 무서워서 손절하니 그런 것이다. 이 습관을 바꿔보겠다고 오를 때 더 기다리다 보면 다시 떨어져서 원금 근처까지 오거나 아예 손실 구간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수익은 크게, 손절은 작게" 가져가라고 한다.
그런데 투자한 종목들에 대한 공부 없이 위의 조언을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오를 때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 하락할 때 계속 들고 갈지 바로 손절할지 결정하는 것, 이것들이 올바른 판단이기 위해선 반드시 투자종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언제 사고팔아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근본 이유는 아무런 공부 없이 누가 좋다고 하니까, 최근에 오름세를 보니 앞으로 계속 더 오를 거 같아서 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도 현실적으로 내가 투자한 종목 모두에서 수익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올해 초에 보지 않았는가. 그 위대한 워런 버핏도 항공주들 사자마자 코로나가 심각해지니 3주 만에 -50%에 손절 치는 것을.
하지만 버핏이 여전히 위대한 투자자이고 돈을 크게 버는 것은 버크셔 자산의 40%를 애플에 넣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로나 시국에 애플을 팔고 폭락한 항공주에 물 타기 하는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결정을 했던 이유는, 이미 델타항공의 재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항공업이 매달 고정비가 얼마나 지출되는지 알고 있고, 항공사들의 현금흐름과 향후 부도위험을 모두 계산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피터 린치의 교훈과도 일치한다. 피터 린치는 내가 산 10 종목 중 2-3 종목이 상폐 수준으로 수익률이 떨어져도 한두 종목에서 10배짜리가 나오면 이들을 모두 커버하고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은 하방으로는 -100% 이지만, 상방으로는 무제한이라는 것
을 주식의 장점으로 꼽았다. 언뜻 보면 도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식은 "투자"행위이고 공부를 통해 종합적인 투자 리스크 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