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읽기]
11월 30일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6년 5개월만에 인상됐다. 한국은행은 11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존 1.25%였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1.5%가 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7개월째 이어온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 금융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왜 올렸는지 배경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경제가 어느정도 회복됐다고 봤다는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그동안 초저금리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고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봤으며, 이제 금리를 인상에 시중에 풀린 자금을 조금씩 거둬야할 시기로 본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 한국은행은 10월 경제 전망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로 올렸다.
금리인상 배경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두 번이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미국만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10년 만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게 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더 높아지게 되면 국내에 있던 외국인 투자자본은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본은 국가에서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동안 많았다. 한국은행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초저금리로 대출 이자가 저렴해지다 보니, 가계부채가 급증하게 됐다. 가계부채가 더 심각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 그동안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은행 예금 이자가 너무 낮다 보니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예적금 대신 다른 투자방식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저렴한 대출 이자 때문에, 대출로 자금을 마련해 부동산 투자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부동산 투자가 많아질수록 집값은 더 오르게 되고, 자금이 넉넉지 않은 서민은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보통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와 예적금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이미 시장금리는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는 11월에 1.62%로 공시됐으며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다. 11월 중순 코픽스 금리가 발표된 다음 날부터 은행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한 다음인 11월 3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있었다. 12월 3일 기준으로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주일 전에 비해 오히려 0.07~0.08%p 하락했다.
하지만 대출 금리 하락 추세는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며,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12월 1일부터 시장 금리에 반영된다. 12월 자금조달 금리는 내년 1월 15일에 공시된다. 기준금리의 영향은 1월 이후에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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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후 대출 금리는 떨어졌지만 예적금 금리는 상승하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을 발표하거나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으며 케이뱅크는 내년 1월 2일까지 연말 이벤트로 예적금 금리를 0.15~0.2%p 올렸다.
예적금 금리는 오르고 대출 금리는 떨어지고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금융 소비자들에게 가장 좋은 시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속도는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은 줄이고 서서히 예적금으로 돌아서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대학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코딩보다는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해 언론사에 몸을 담게 됐습니다. 이데일리에 입사한 후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출입하면서 경제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고 2016년에 카이스트 MBA 과정을 다니면서 기업에 대해서도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다시 한번 꿈을 꾸고 있습니다. (miyah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