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뒤늦게서야 말하게 되는 사랑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때가 늦어버린 마음과 전할 수 없게 된 사랑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곁에 있을 때 소중함을 몰랐다는 진부한 말이 내 이야기가 되면,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요. 혼자만 기억하게 된 추억은 어떤 모습으로 남겨두어야 할까요.
평범한 하루를 살다 아주 사소한 빈자리를 실감할 때,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거라 믿었던 존재가 사라졌음을 깨닫게 될 때, 그런 날들이 쌓여 못내 사무치게 그리워 침대 속에 웅크리고 눈물을 삼키게 될 때, 그런 조각들을 엮었습니다.
늘 곁에 있을 줄로 알았기에 너무 많은 것들을 내일로 미뤘습니다. 안부도, 사랑도, 함께 할 수 있었던 수많은 날들까지. 그 내일이 영원히 오지 않을 거란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무언가는 달라졌을까요. 오늘의 후회와 전하지 못할 사랑을 담아 받을 이 없는 편지를 쓰려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흐릿해지는 우리의 추억과 오늘의 감정들을 붙잡아두고 싶은 미련한 마음도 함께 담아서요. 이건 아빠에게 쓰는 편지이자, 제 마음에 남은 공허한 빈자리를 달래기 위한 기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움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담기지 않을 마음을 정제된 언어들로 조심스레 세상에 내놓습니다. 만약 당신 역시 누군가를 잃은 채 상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면, 이 편지들이 그 마음에 조용히 닿아 위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 우리를 지나간 시간들이 아주 조금은 덜 아프게 남기를 바라는 여름의 어느 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