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고르며 천천히

2020.05.30 diary

by 어진

지난 십여 년 동안 마치 단거리 스퍼트를 하듯 무언가에 쫓겨 헐레벌떡 달려왔다면 요즘은 삶의 템포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주 천천히, 느리게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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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웬만큼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누리며, 가고 싶은 곳도 대부분은 거의 다 가 본 듯하다.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내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베풀어도 봤고 늘 신앙양심에 따라 정직과 신의를 지키면서 살기 위해 노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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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가지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욕망이 옅어질수록 지나온 시절의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더 커진다. 한동안은 서로가 호시절을 함께 보냈을 텐데 당시의 성급하고 미숙했던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사람들이 떠올라.. 어쩌면 그래서 더 천천히 조심스럽게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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