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고 진실되게.

'신뢰'에 관하여.

by 어진

내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누구라도 사람을 알아가는데는 시간이 필요할테고 그 시간 내에서 이 사람이 나와 맞는 성향의 사람인지, 성품은 온유하고 정직하며 진실한지, 다른 사람을 나의 유희나 이익의 도구로 대하려고 하지 않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수 외에 별 도리가 없다. 주변의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서 내게 좋은 사람이라고, 다정하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혹은 능력이 있거나 부유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이들의 마음은 고맙게 받지만 그럼에도 그 모든 말들을 곧이곧대로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 사실 사람이란 생명체만큼 연약하고 영악하여 복잡다단하면서도 음흉한 존재가 또 있을까. 한없이 모든 것을 포용할 만큼 따뜻하지만 또 주위의 분위기를 얼려버릴만큼 차갑고 냉철한게 사람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나는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 스스로 던진 질문에 섣불리 그렇다고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다시 말해 나는 내 스스로를 신뢰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껏 한번도 타인의 물건을 갈취하지 않았고, 모든 종류의 대금지급을 미루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신용도 911점의 1등급 신용을 가졌다는 것, 스무살에 만난 내 사랑하는 아내 윤희 외에는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흘리지 않았으며 그 누구의 손조차도 사심으로 만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제껏 나를 향한 스스로의 자부심이지만 그조차도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아주 약한 유리임을 잘 알기에 지금도 조심, 또 조심할 뿐이다.


20190408. diary


IMG_20200304_234308_246.jpg 아내가 찍어준 나. 상상마당 춘천 2020.
IMG_20200304_234308_244.jpg 내가 찍어준 아내. 상상마당 춘천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