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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Sep 19. 2024

큐레이터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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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차피 내 안에 글이 다 차면 애쓰지 않아도 책상 앞에 앉아 쓰게 된다고. 글감을 쌓아가는 날들은 1분 1초가 소중하고, 지금 여기에서 만나는 인연들에게 좋든 싫든 배우게 될 거라고. 때론, 아무것도 배울 게 없다는 사실조차 배움이 된다고. 고독한 (방구석 아니고) 교실 한 구석 큐레이터에서 책방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2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공부하고 실천하고, 다시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최근에 나는 깊이를 기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아직 알지 못한다. 분명 깊이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확실한 건, 한 번쯤은 정리하고 싶었던 말들이 내 안에 가득 찼다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0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 깊이 있는 성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 그러려면 지금 나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알아야 하고, worker에서 learner로는 확실히 이동했지만 leader로서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그 확신은 전문성에서 오는지, 여유에서 오는지, 공유하려는 마음에서 오는지. 어쩌면 전부 해당되겠지만 그걸 떠올리는 과정이 꽤 즐거웠다는 점이 맘에 든다.


이젠 영어교사 외에도 큐레이터라는 캐릭터가 내 안에서 자리 잡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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