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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한 가지 효용은 자기 탐구입니다. 어릴 적엔 아주 작은 나를 그리고 시작했는데 살다 보니 너무 의미를 부여해서 무겁고, 가끔은 한 번 밖에 살지도 못하면서 온갖 가설과 교훈과 깨달음이 얼마나 무용했는지 깨닫고 매분 매초 놀라서 가슴 한켠을 쓸어내린다.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사는 법도 배워야 한다. 툭하면 의미를 찾는 우현의 Es muss sein과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깨달음 얻어봤자 다시 또 새로운 삶이라는 식인 승연의 Einmal ist keinmal 사이에서 일상을 보낸다. 절반 이상의 나로 사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고 말하는 데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 있지만 실상 내가 가 있는 곳, 절반 이상으로 삼킨 말들이 있다. 점선 인간에겐 한 가지 사실을 멀리서 오랫동안 응시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것에 대해 지치지도 않고 말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힘과 영향력은 공간에서 확보된다. 우리는 어떤 공간에서 누구와 함께 있는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가? 누군가에게 자리를 허락하는 것은 상대에게 힘과 영향력을 부여하는 일이다. Muss es 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