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너보다 훨씬 힘이 세"

by 와이키피디아

내가 일을 처음 시작한 것은 한국 나이 22살 때였다. 산업기능요원으로 한 회사에 취직해 처음 시작해 본 사회생활은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불같은 성격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했던 나는 칭찬을 들을 때도 많았지만, 너무 과한 열정에 문제를 일으킬 때도 종종 있었다. 태어나면 부모님이 첫 어른인 것처럼, 처음 만난 팀장님도 나에게는 사회생활의 첫 어른이었다. 그래서 아직 어른들의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많은 조언을 해 주었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 말들이 많다. 그중에서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말 중 하나가 이것이다.


“회사는 너보다 훨씬 힘이 세.

그러니까 네가 회사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너를 걱정해야 해.”


그때는 사실 이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들린다. 많은 대표들을 만나고 많은 회사를 경험해 보니, 왜 일개 직원이 회사 걱정을 하면 안 되는가에 대해 조금 다르게 해석되기 시작했다.


성인의 대부분은 취업을 경험한다. 하지만 사업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누군가는 사업에 도전하지만, 대부분은 사업에 두려움을 느낀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무언가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아이러니하게도, 사업의 두려움을 넘어서는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다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사업과 관련해 이런 말을 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낮더라도 해야 한다.”

“회사를 시작하는 것은 유리를 먹고 심연을 응시하는 것과 같다.”


사실 회사 생활만큼 돈 벌기 편한 일은 없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 편한 일을 굳이 제쳐 두고서라도 이 일을 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는 의미다. 남들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보다, 내가 해야 할 더 큰 일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사업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누군가를 고용하고, 그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의 저자 짐 콜린스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기업'은 조금은 사이비 종교 집단과 같은 면을 가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득 머금고 있는 곳은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믿음을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고 한 몸처럼 움직일 때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예는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그룹 창립자인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같은 말들이 그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런 강렬한 믿음으로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을까? 이런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믿음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한가득 담아 조급함과 돈에 대한 집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표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일을 하는 과정에서는 사명감보다는 조급함이 직원들에게 더 많이 전달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CEO들은 손에 꼽히는 위대한 기업을 만든 사람들이다. 우리가 회사에서 접하는 조직문화는 이들만큼 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문화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조직의 나약함을 꼬집고 개선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 그리고 그에 에너지를 쓰는 것은 결국 회사와 조직의 문제를 내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일종의 자존심의 영역이 되어 버린다. 기업을 설립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이 회사에 쏟아붓고 있다. 당신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챙겨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스스로 깨어날 엄청난 에너지를 쓰지 않는 이상 당신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직원은 회사를 바꿀 수 없다. 직원은 조직의 잠재력 안에서 움직일 뿐이며, 그 안에서 당신은 당신이 인정받는 만큼만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사업을 하지 않고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가 당연하다고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연히 이런 문화는 개선되어야 기업에게도, 사회에게도, 그리고 일하는 개인에게도 모두 도움이 된다. “훌륭한 조직은 종교와 같다.” 라고 말한 넷플릭스의 CEO는 구성원 개인을 누구보다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직장 생활에서는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는 너보다 훨씬 힘이 세다.”라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당신의 사업이 아닌 이상, 그 사업의 책임은 대표에게 있고 당신은 그 안에서 인정받는 만큼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갈아넣는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그들에게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네가 받는 대우는 회사가 너를 존중하는 만큼만 이루어진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회사를 옮기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며 당신의 인생을 소모하지 말고, 당신을 더 존중해 주는 회사로 나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효과적인 일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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