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단 한가지 '나 자신에게 솔직한가?'
위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언제인지 기억나는가? 이 장면은 제일 마지막 장면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주인공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접속해 자신의 옛 여자친구(에리카 올브라이트)의 페이지에 들어가 친구 추가를 하고 계속 새로고침을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영화의 첫 장면과 대구되어 영화를 마무리 짓는다. 첫 장면에서 에리카와 헤어진 주커버그는 영화 내내 소위 ‘인싸’가 되지 못한 자신의 분노를 온전히 페이스북에 쏟아붓는다. 그는 뛰어난 두뇌, 추진력, 빠른 학습력과 책임감으로 회사를 세계 최고의 SNS 기업 반열에 올려놓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는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쓸쓸한 미련이 남아 있다.
이 장면을 내가 최고로 치는 이유는 성공한 창업가가 보여주는 아주 원초적인 고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은 왜 하는가? 회사에 취업해 주어진 역할만 수행하면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두고 굳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사서 고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두뇌는 본능적으로 ‘생존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사업가들은 불안정한 길을 택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생존을 넘어, 심리적 생존—즉,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사업이 직장 생활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가치 생산의 ‘능동성’이다. 직장에서는 회사가 정해놓은 가치의 방향을 ‘수동적’으로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사업가는 스스로 어떤 가치를 생산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굳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제품’을 세상에 확산시키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확신이 그들을 사업의 길로 이끈다.
주커버그는 에리카에게 차인 후 복수심을 품고 Facemash라는 사이트를 단숨에 만들어낸다. 그는 이성 관계에서 어수룩함을 보이며 ‘인싸’라는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했지만, 해킹과 코딩 실력을 통해 하버드 학생들을 쥐락펴락하는 플랫폼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업가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출발한다. 타인이 정해놓은 가치를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충족되지 않는 내면의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사업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분노로 끝났다면 사업은 지속될 수 없다. 영화는 주커버그가 어떻게 이 감정을 비즈니스로 승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여러 행동을 통해 ‘인싸’ 세계로 나아가려 한다. 파이트 클럽에 대한 집착, 절친을 내쫓고 냅스터 창업자와 손잡는 장면은 여전히 소속과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윙클보스 형제를 따돌리고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거나, 코딩 배틀을 통해 개발자를 선발하고, 사용자와 비즈니스를 본능적으로 분석하며 사업을 키워나가는 과정은 그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커버그는 결핍을 원동력으로 삼았지만, 성공을 만든 것은 ‘그가 타고난 강점’이었다.
내가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에리카와 가까워지고 싶었던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그녀에게 친구 신청을 할 수 있었던 용기는, 동시에 그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 만들어낸 페이스북이라는 세계를 인정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자신이 에리카를 그리워한다고 인정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친구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결핍을 인정했기에 그는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세계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사업가가 성공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 수많은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함께 일해보면서 성공을 만들어내는 대표들에게 느낀 단 한 가지 기준은 이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솔직한가?’
굳이 나서서 힘든 길을 가는 이유는 지금 이 세상에서 내가 이것을 만들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는 강렬한 내적 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감정에 휩싸여 자신을 억압하면 오히려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인싸가 되지 못한 주커버그는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 전 세계 인싸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자신의 결핍을 직시하고, 동시에 자신의 타고난 강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사업의 성공이 어렵고, 많은 회사들이 성장의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당신 안에서 사업가의 기질이 꿈틀대고 있다면,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어떨까?
‘나는 내 결핍과 타고난 역량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에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결국,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강점을 활용하는 용기가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