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브랜드의 결을 따라간다

by 크리

트렌드는 늘 빠르게 흘러갑니다.
누군가의 감각적인 한 줄 카피, 눈길을 사로잡는 비주얼,
혹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브랜드가 한꺼번에 따라 하는 포맷까지. 트렌드는 그 자체로 힘이 있고, 한순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모읍니다.

하지만 그만큼 휘발성도 강하죠.
그래서 저는 트렌드를 기획의 중심에 두기보다, 브랜드의 ‘결’을 중심에 둡니다.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 위에서만 트렌드 요소가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할 테니까요.

결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서 트렌드를 덧입히면 그건 금세 방향을 잃고, 결국 소비자에게는 “또 비슷한 무드의 광고”로 보이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트렌드를 무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트렌드라는 언어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언어를 ‘브랜드의 어휘’로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쓴다면, 그 리듬 안에서 브랜드가 가진 감정선을 살릴 수 있는가. 밈을 차용한다면, 그것이 브랜드의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가. 결국 중요한 건 따라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맞춰 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트렌드는 수단이고, 브랜드의 결은 방향이에요.
트렌드만 쫓으면 한순간 반짝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의 결을 중심에 둔 트렌드는 시간이 지나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건 유행이 아니라 브랜드의 언어로 자리 잡기 때문이죠.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건 트렌드형 콘텐츠가 아니라,
브랜드의 맥락 안에서 빛나는 크리에이티브입니다. 트렌드와 결이 만나면, 그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금 이 브랜드가 시대에 맞게 어울리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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