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tion for 아모레퍼시픽 circa 2018
뷰티 가이드북은 언뜻 보면 평범한 제품 설명서다. 하지만 여기에 아티스트의 음악 큐레이션을 담는 순간, 전혀 새로운 경험이 시작된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사용한 메이크업 가이드와 함께, 아티스트가 선곡한 시즌별 플레이리스트 QR코드가 삽입된다. 매장에서 립스틱 색을 고르는 순간은 단순한 구매가 아니다. 고객은 제품과 함께 음악을 만나고, 색과 함께 분위기를 선택한다. 가이드북은 계절마다 업데이트되고, 앱과 연동되어 축적된다. 제품은 소비되어도 음악은 남고, 가이드북은 간직된다. 매장은 판매 공간에서 감각을 큐레이션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세나 공간을, 단순한 브랜드 홍보가 아닌 문화 아카이브로 채우는 방법이 있다. 아티스트의 앨범 아트워크와 그 시대 메이크업 트렌드를 나란히 배치하는 것이다. 1990년대 R&B 앨범 커버 옆에는 당시 유행했던 립 컬러가, 2000년대 인디 앨범 옆에는 내추럴 메이크업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공간에는 테마별로 큐레이션된 음악이 흐르고, 관람객은 보는 동시에 듣는다. 전시 기간 한정 컴필레이션 앨범은 기념품이 아니라 수집품이 된다. 뷰티는 제품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미지와 사운드, 공간과 시간을 통과하며 하나의 문화적 기록으로 남는다.
PPL은 더 이상 제품을 노출하는 것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아티스트가 공연 전 메이크업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그것이 무대 위 퍼포먼스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간, 브랜드는 광고가 아닌 일상이 된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으로 완성된 무대 메이크업은 공연 영상으로, 비하인드 콘텐츠로, SNS 피드로 확산된다. 팬들은 제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루틴을 경험한다. 브랜드 채널과 아티스트 채널에서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순환되고, 뷰티는 구매 대상이 아닌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매개가 된다.
이런 기획이 가능한 이유는 파인하랑이 뷰티와 음악을 단순히 병렬로 배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를 모델로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주체로 세워 고객의 참여를 설계한다. QR 큐레이션으로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고, 전시와 음원을 결합해 브랜드를 시각과 청각 모두에 새긴다. 그리고 브랜드 정체성을 추상적 슬로건이 아닌, 만지고 듣고 경험하는 형태로 번역해낸다. 파인하랑은 기획안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기획이 실제로 작동하고 확산되는 전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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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하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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