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과거의 나는 정말 의지력이 제로인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가족들이 지어준 별명이 ‘의지박약’이었겠는가. 그런 내가 지금의 모습이 되어 있다니 나조차도 믿기지 않는다. 그러다 얼마 전 독서법 글에 이런 비밀 댓글이 하나 올라왔다. "의지력도 제로, 끈기도 제로인 저도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전 뭘 해도 3개월을 넘긴 적이 없어요." 이럴 땐 뭘 해야 할까?
독서법, 삶에 꼭 필요한 좋은 습관 등을 만들기 위해선 ‘동기’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왜 그걸 해야 하는지, 내가 꼭 해내야 하는 이유는 뭔지 자신에게 친절히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 삶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나에겐 그 동기가 ‘아내와 이이들’이었다. 내게 가족의 의미는 특별하다. 나로 인한 경제적 고통 속에서 제대로 소리 내어 아파하지도 못했을 가족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줄, 한 장,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워낙 떨어진 나락의 깊이가 깊어 더 읽어야겠기에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고,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깨달았음을 기록해야 했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나다. 어느 새 난 작가가 됐다.
꾸준히 책을 읽고 싶다면,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동기’는 누가 대신 찾아줄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특히 ‘강력한 동기’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하면 안 된다. 자꾸 일렁이는 물결 속에서는 잔잔히 고인 물처럼 밑 바닥이 잘 보이진 않는 법이다. 우린 진탕 되는 속을 달래 고인 물 속을 들여다보듯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한다. ‘강력한 동기’는 대부분 그 안에 있다.
독서 모임을 해보는 것도 좋다. 오히려 크면 좋지 않다. 사람이 많으면 그 만큼 할애해야 할 시간도 늘어나니까. 요즘은 온라인 독서 모임도 많아서 취향에 맞는 주제를 고를 수도 있다. 직접 줌이라든지 각종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해도 좋고, 조금은 색다르게 목표 책을 정해 고지한 다음 각자 알아서 읽고 각각 서평을 올려 공유하는 방법도 좋다. 블로그부터 오픈 채팅방, 페이스 북에 인스타그램까지 조금만 고민하면 아주 색다른 방법으로 독서 모임을 꾸려 갈 수 있다.
이런 독서 모임 운영을 계획해 봐도 좋다. 책을 읽은 다음 서평을 블로그에 남기고,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오픈 채팅방을 이용한다. 토론이 필요할 때는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이 독서 모임 운영의 목표는 가능한 한 서로의 생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임 효과를 온전하게 남기는 것이다. 처음부터 효율이 100 퍼센트 나진 않겠지만 시도는 분명히 의미 있다고 본다. 사실 누군가와 무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번거로운 일 일수 있다. 하지만 늘 번거로움만 있는 건 아니다. 세상에 같은 목표를 향해 걷는 친구만큼 힘이 되는 건 없다. 서로 경쟁심 같은 자극이 될 때도 있고, 동지애 같은 격려가 될 때도 있다. 독서 모임은 그런 자극과 격려를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을 꾸준히 읽게 된다는 건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이치와 같다. 첫눈에 반해 서로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일방적인 사랑을 할 땐 언제나 사랑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진다. 우리가 책을 접하고 난 뒤 책을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처럼. 사랑을 하게 되면 힘들어 서로 다투기도 하고, 미워하다가 다시 좋아지기도 하면서 자꾸 연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연을 맺으면 서로에게 소중하고 잊히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책과 독자도 서로 서로를 진짜 사랑하게 된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책을 사랑해야 한다. 책을 읽다가 힘들어져도, 미워져도, 우릴 절망시킬지라도 절대 그 인연을 놓아선 안 된다. 사랑이란 그런거니까. 누군 사랑이 쉽게 변하는거라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믿는 사랑은 그런거니까 포기하거나 마음 변하지 말아야 한다.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난 얻은 것이 너무 많다. 짝 사랑이어도 좋고, 온 사랑이어도 좋다. 아무렴 어떤가. 책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그럴 내 마음이 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책을 어떻게 하면 꾸준히 읽을 수 있냐고? 대답은 간단하다. 연인처럼 사랑해라. 매일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열정적인 사랑을 하라. 그럼 당신의 인생은 바뀌지 말라고 해도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