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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Sep 30. 2022

뭐가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그리고, 뭐가 잘못된 걸까?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믿었는데, 조금 더 나아가질 못하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맴 돌고 있는 이 엿 같은 기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듭니다. 신입이라 남들보다 조금 먼저 출근해야 하는데, 과거 습관이 그대로 몸에 배 버겁습니다.”, “저는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듭니다. 학원에 가려면 정해진 시간에 기상해야 하는 데 알람이 울려도 깨어나질 못합니다.” 흔히 물어 오는 상담 사연들이다.


이외에도 학교가 끝나고 학원을 돌다 보면, 모든 체력이 소진돼 몸이 마치 물먹은 스펀지 같고, 아침에 지각하고 싶진 않지만, 결국 또 엄마가 깨워야 일어난다는 학생부터 야근이 일상화되어 거의 매일 밤 귀가하고, 나이 들면서 이런 생활이 반복되니 이젠 자고 일어나는 것만으로 쉽게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는 직장인까지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잠과 습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직업, 성별, 나이가 제각각인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아침에 일어나기를 힘들어 한다는 말이다. 나 역시 큰 꿈을 안고 시작한 미라클 모닝과 잠 공부 초기엔 잠을 자도 머리가 하루 종일 멍했었다. 그런만큼 절실했다. 필요해서 아침에 눈은 간신히 떴는데 쉽게 일어나질 못하는 그 고통스러움을 떨쳐 내고 싶었다. 내게도 드디어 찾아온 싱그러운 아침을 방해하는 지독한 적, 당시엔 이걸 단숨에 제압해 낼 묘책이 필요했다.


조언을 구했던 선배들은 하나같이 이른 아침, 근처 공원에 한번 나가 보라고 했다. “공원에 가면 달리기를 하는 사람, 천천히 걷는 사람,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등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어. 그들에게 자극을 한번 받아보는 건 어때?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뭔가 바꿔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는 거지. 정말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무조건 뭐라도 시작해봐!”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한 새벽 운동은 시원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닿는 느낌이 좋았고, 새벽 시간엔 번잡했던 하루가 조용히 가라 앉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당시 상황에 처한 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답은 아니었던 것이다. 조언을 충실하게 따랐지만 명쾌하게 해결되지가 않았다. 이후 나는 자신에게 숱하게 되물었다. “잘하고 있는 것 같은 데 뭐가 잘못된 거지?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문제인 거야?” 이 책에 실린 글 들은 그 숱한 질문에 대한 내 공부의 결과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한 밤중에 몇 번이고 잠에서 깨면, 누구나 많이 자도 아침은 무겁다. 이런 경우엔 하루 쌓인 피로가 다 풀리지 않아 조금씩 누적된다. 누적된 피로는 능률이 좋아야 할 오전에 머리를 멍하게 만들어 공부며, 업무며 죄다 그 수준을 끌어내린다. 잠을 잘 못 자 생긴 피곤이 사회 생활 스트레스를 부르고, 또 피곤해지는, 그래서 또 잠을 잘 못 자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리 되면 그저 마냥 쉬고 싶을 뿐 아무런 삶의 의욕도 생기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어느 순간 시간관념이 없는 사람, 대충대충 일하고 얻어지는 요행이나 바라는 사람, 믿지 못할 사람, 책임감 없고 나태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아니면 그렇게 서서히 인식되어 가고 있는 중이거나. 둘 중 하나다. 단순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것뿐인데, 부지불식간 그런 사람으로 찍히니 중요해 보이는 업무에선 늘 배제된다. 사람을 신뢰할 수 없으니 책임이 큰 일은 맡기지 않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놓친다.


너무 극단적인 비약이 아니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직접 겪어보니 과장된 말이 아니다. 이후 나는 사용하는 단어 하나도 되도록 긍정적 단어를 선택해 쓰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고, 불편하다고 매일 투덜대는 게 아니라 말 한 마디라도 곱게 쓰려 했다. “나는 내가 좋다.”, “오늘 아침 하나도 힘들지 않다.”, “나는 새벽 기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기쁘고 설레는 단어로 하루를 시작했다. 고단할 하루를 위해 달콤한 사탕 하나를 꺼내 먹는 기분이었다.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어둠이라는 배경이 있어 제대로 빛나는 법이다. 지난 내 인생, 어둠이 깊었던 것만큼 이제 새롭게 태어나는 새 삶은 더 반짝일 것임을 난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 이어지는 공부 더 치열하게 해보려 한다. 이 아침을 내 이대로만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면, 다가올 내 미래는 분명 저 별처럼 밝을 테니. 그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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