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을 시작한 지 거의 세 달 만에 첫 면접을 봤다. 2주 전 면접일정이 잡히고는 면접준비를 핑계로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면접준비를 내내 하는 게 아니면서도 또 다른걸 마음 편히는 할 수 없는 상황. J는 예상 답변을 보여주자 알맹이가 없이 미사여구만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라고 의견을 주었는데 다 맞는 말이어서 괜히 기가 죽었다. 그가 돌아간 이후 3시간 만에 모든 답변을 뜯어고친 후 다시 보냈다. 기특하단 답이 돌아왔다.
면접 대기장. 오랜만에 들어온 회사 회의실이 어색하면서도 신기했다. 이곳에 또 오게 될까 싶기도 하고.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금세 들어가는 시간이 되었다. 면접관은 3명, 준비한 자기소개를 하고 나니 인자한 미소를 띤 상무처럼 보이지만 팀장인 듯 한 면접관이 이전 회사의 근황과 왜 이런 상황이 온 것같은지, 8년간 다닌회사의 이런 상황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냐는 질문이 날아왔다. 답을 준비했던 질문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충분히, 사실 넘치도록 고민했던 질문이었던 덕인지 자기소개보다 훨씬 가뿐히 답변했다. 이후에는 경력과 부동산업을 택한 이유, 전공전문성 등을 물어봤다. 경력이 8년인데 여전히 학사전공을 물어본다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친구이야기를 들어보니 경력직 면접에서도 종종 있는 일인가 보다.
다행히 면접이 진행될수록 떨리는 마음도 가라앉고 대답을 주저할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엔 교환학생 시절 이야기와 엠비티아이까지 질문이 나왔다. 30분 면접이었는데 나오니 40분이 넘게 시간이 흘러있었다. 나쁘지 않다는 예감으로 집에 돌아가면서도 주말 내내 혹시나 모른다는 생각이 했었는데 1주일 정도 걸릴 거란 말과 달리 월요일 아침 9시에 결과 통보 메일이 왔다. '합격'을 받았다. 금요일 3시 면접이었는데 월요일 9시 결과통보니 꽤 빠른 진행이다. 생각보다 담담하지만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8년 만에 이직은 저 회사로 하게 되는 걸까? 2차 면접까지 보고 나면 정말 실감이 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