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피아노 홈스쿨링
전 30년 넘게 우리 집안의 최고 미녀로 살았었거든요. (집안에 여자라고 해봐야 엄마와 저) 어느날 오빠가 결혼하면서 순위가 변동되긴 했지만요. 새언니는 가늘고 기다란 몸매에 얼굴형이 정말 맥반석 계란형인데다 이마가 톡 튀어나와서 맨질맨질 뺀질해 보이는 스타일이에요. 콧대가 가식적으로 높고 특히 눈이 크다랗게 예쁘게 자리잡아 뭐랄까, 마네킨처럼 정떨어지게 생겼달까?
물론 딱 봐도 예쁜 건 알겠지만 사람은 저마다의 취향이라는 게 있고, 미의 기준도 시대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결코 주눅들지 않았어요.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때는 어버이날, 친정에 아들과 딸 내외가 모이자 신난 친모께서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며느리와 딸을 데리고 시장에 가길 원하셨죠. 그까이꺼 뭐 어려운 일이라고 후다닥 풀메하고 따라 나섰더니 여느때처럼 시장의 어머니 무리들이 저를 보시고는 '아유~~ 딸이 예쁘게 생겼네~'라고 영혼없는 멘트를 날려주셨거든요. 홈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을 펼치며 으쓱거리던 바로 그때, 저와 엄마 뒤에 가려져 있던 며느리가 스르륵~ 슬라이드처럼 밀려나오자 친모께서는 '우리 며느리~'라며 자랑스럽게 인사를 시키셨고, 아주머니 일동 눈이 다섯 배로 커지시더니 '흐헉~ 며느리가 너무 예쁘네~'하면서 대낮에 난리 부르스 춤바람들이 나시더라고요.
그제서야 깨달았죠. 아줌마들이 뭔 말을 하기 전에 '어유~' 내지는 '으유~~', 혹은 '아유~~~' 이런 추임새를 넣는 까닭은 유의식 속에 '이 당근을 팔고 싶다.' '이 고등어를 팔아버리고 싶다.' 이런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요.
하여 여러분의 자녀가 특히 예체능 관련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을까 긴가민가 하신 분들께 알려드려요. 진짜로 재능이 있잖아요? 갸웃거릴 틈이 없게 주변에서 폭풍 칭찬을 할 거예요. 만약 천부적인 소질이 있잖아요? 전문가가 막 조언하러 방문할 거고요. 그럴 기미가 없다? 그럼 그냥 우리 행복하게 키우면 되는 거예요. 얘가 혹시 조성진이 될 아이인데 부모가 부족해서 뒷받침을 못해주는 건 아닌가 좌절할 필요없이 말이죠. (인생 이즈 심플!)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피아노 학원을 보내기 전에 집에서도 피아노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집콕 피아노 교실 교재를 말이죠. 이 책은 실제 미국에서 매우 핫한 교재로 도레미를 아는 부모라면 전혀 어려움 없이 아이의 처음 피아노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간단 명료 but, 전문적으로 맹글어 놓았습니다. 포함된 CD에는(CD가 없는 경우 음원을 받도록 되어 있음) 아이가 치게될 간단한 악보를 오케스트라 느낌으로 만들어주는 반주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아이는 오른 손으로 도~ 도~ 도~ 도~ 밖에 안 치는데도 불구하고 반주가 또리디돵돵~ 퐁당당~ 하면서 퐈려하게 나오는 바람에 아이 스스로 내가 굉장히 잘 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교재라지요. 캬~~ 솔직히 이거 돈 받고도 안 푸는 정보인데 코로나 길어지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알려드리는 거라며.(사실은 돈 준다는 사람도 없었;;;)
이 교재의 시리즈가 매우 여러가지 준비되어 있지만 실제 잘 만들어졌다 생각되는 교재는 한정적이니 그 한정적 시리즈를 사진으로 쏘아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