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란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 자기 생각에 확신부터 가져야 한다. ‘내 말이 초라해 보이려나?’, ‘내 생각이 맞는 걸까?’라는 불신이 말을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말을 주저하게 되는 순간 말은 힘을 잃고 더 나아가 자존감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잘 말하기 위해선 확신에 찬 소재가 필요하단 얘긴데, 그 간단한 예가 바로 솔직한 생각이다. 솔직할 때 나오는 거침없는 말본새는 힘 그 자체니까 말이다.
솔직한 말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7년 전 사이판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호텔 수영장에서 다양한 몸 개그를 펼치며 아이들과 놀아줄 때 별안간 열 살짜리 한국 남자애가 우리 틈에 끼더니 장남 행세를 하며 놀기 시작했다. 얼마나 심심하면 저렇겠냐며 놀아줬더니만, 아이는 대뜸 이렇게 물어왔다. “근데 이모는 왜 이렇게 아줌마 같아요?”
뭐? 아줌마? (아 놔~ 이 검은 머리 어린이가) 그 순간 마동숙이 된 나는 토실토실한 아이를 닮았을 그 집 엄마를 조용히 수색했다. 보자마자 경악하며 “너네 엄만 왜 저렇게 멧돼지 같아?”라고 반격할 계획이었다. 잠시 후 아이를 찾으러 온 그 집 엄마는 예뻤다. 날씬도 했다. 목소리도 고왔다. 벙어리 마동숙 냉가슴은 몹시 분하고 쓰렸다.
솔직함은 응당 좋은 속성이지만, 솔직하기만 한 말이 가지는 힘은 파괴력이다. 종종 “솔직히 말해서….”로 시작하는 당당한 말이 우리 뼈를 아프게 하지 않던가. 솔직함보다 중요한 건 말은 상대의 귀에다 대고 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다 대고 한단 사실이다. 듣는 이를 헤아리며 하는 말이 진짜 말이자 대화다.
말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다. 확신에 찬 솔직한 말로 재미와 감동을 섞어 분명한 목적을 제시하면서 거기다 상대를 헤아리기까지 해야 하니 쉬울 리가 있겠나. However, 한 가지만 잘 지킨다면 당신도 예쁜 말을 가질 수 있다. <‘내 말’이 아니라 ‘네 말’을 한다> 나 좋자고 하는 말은 나만 좋지만, 너 좋자고 하는 말은 홍익인간이니까 말이다.
잘 들으면 월드 피스! 잘 말하면 홍익인간! 세상 살기 참 쉽다. 내친김에 다음 이 시간 ‘읽기란’으로 세계 정복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