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지금 아니면 못한다.”
이때가 그럴 때였을 것이다. 과연 내가 언제 은하수를 눈으로 보겠나.
그 날 하루 촬영이 매우 힘들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 아니면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든 몸을 이끌고 황매산으로 향했다.
아주 어릴적. 3~4살 사이였던가.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밤, 산골에 사시던 할머니댁 평상에 누워서 보았던 은하수를
아주 흐릿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는 오색찬란한 모습으로 기억했는데
은하수도 나이를 먹고 빛을 바랜건지 맨눈으로는 희뿌연 연기만 보일뿐이었다.
은하수를 보러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하루종일 있었던 촬영에 기력은 다했고 시간은 새벽 2시를 향해가니
운전해서 가는 동안에 운전자도 멀미를 한다는걸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몇번의 멈춤 끝에 주차를 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희뿌연 연기사이로 촘촘히 고개를 내미는 별들이 보였다.
그 순간.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별빛도 내려오지 못하는 산길을 올라갔다.
이때의 눈빛은 저 별보다 빛나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진찍는 설램이었다.
그렇게 산을 오르고 난 후
저 산 아래로 보이는 진주의 모습은
말 그대로 진주처럼 아주 작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위로는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이
아래로는 점점이 올라오는 진주가
그 날의 감동을 더해주고있었다.
그리곤 또다시 시작되었다.
'지금 아니면 못한다.'
그 흙길에 카메라를 놓아두고
누워보았다.
렌즈를 통해 보는 은하수가 아니라
주위의 모든 조명을 끄고
암흑속에서
내 눈으로
저 많은 별들을 담아보는것.
그리고 사진 찍지 않고 기억하는 것.
이것이 은하수를 찍으러 가서 꼭 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사진을 찍고 그 결과물을 보고 속으로 환호를 질렀음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건
내 얼굴 위로 쏟아지는 별들 뿐이었다.
'지금 아니면 못한다.'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