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떼기 11_
#1
어제는 영어학원
오늘은 빙상장
아이를 내려주고
밤 산책을 한다.
어제는 석사천
오늘은 공지천
아이를 기다리며
강변을 걷는다.
봄내아파트
삼익세라믹아파트
극동아파트
굽이진 물길 따라 차례차례 서 있다.
카페 <댄싱 카페인>
MBC 방송국
KBS 방송국
팔천 보가 안 되는 거리에 이웃해 있다.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던 아파트
여기저기 떨어져 있던 춘천
도로 중심 도시가
출렁 흔들린다.
#2
흐르는 힘이
부딪히며 만들어낸 물길
물길 따라 걸으니
길을 잃지 않는다.
제자리를 뱅뱅 돌지 않고
먼 듯 가깝게 이른다.
가던 길 멈추고
거슬러 오를 때에도
내 발걸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이 마음길이
바꾸어 놓은 방위
그 기슭을 걷다가
맞춤한 시각에 당도했다.
땀에 흠뻑 젖은 아이가 차에 오른다.
2021. 12. 15.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