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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a 윤집궐중 Dec 15. 2021

24. 물길은 길을 잃지 않는다

눈발떼기 11_


물길은 길을 잃지 않는다


#1

어제는 영어학원

오늘은 빙상장

아이를 내려주고

밤 산책을 한다.


어제는 석사천

오늘은 공지천

아이를 기다리며

강변을 걷는다.


봄내아파트

삼익세라믹아파트

극동아파트

굽이진 물길 따라 차례차례 서 있다.


카페 <댄싱 카페인>

MBC 방송국

KBS 방송국

팔천 보가 안 되는 거리에 이웃해 있다.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던 아파트

여기저기 떨어져 있던 춘천

도로 중심 도시가

출렁 흔들린다.



#2

흐르는 힘이 

부딪히며 만들어낸 물길


물길 따라 걸으니

길을 잃지 않는다.

제자리를 뱅뱅 돌지 않고

먼 듯 가깝게 이른다.


가던 길 멈추고

거슬러 오를 때에도

내 발걸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이 마음길이 

바꾸어 놓은 방위

그 기슭을 걷다가 

맞춤한 시각에 당도했다.


땀에 흠뻑 젖은 아이가 차에 오른다. 



2021. 12. 1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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