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위치한 Getty Center를 방문했다. 석유부호 Jean Paul Getty가 설립한 곳으로 그가 평생 모은 미술 작품이 소장, 전시되고 있는 공간이다. 예약이 필수지만 놀랍게도 무료다.
게티 센터 입구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크기로 여러 번 놀랐지만 게티 센터에서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개인 컬렉션 규모와 퀄리티가 상상을 초월했다. 아무리 돈이 많다 한들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와 안목이 없다면 이는 불가능할 일이다.물론 예술에 대한 깊은 사랑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갤러리만으로도 유럽의 여느 미술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능가할 정도다.
트램
첫인상부터 모던하고 세련된 건물과 여유로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조각과 정원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얼마나 고심하며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조성했는지 곳곳에서품격이 묻어난다. 모든 공간이 예술혼으로 충만하다. 감성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방문객에 대한 배려도 섬세하다. 널찍한 테라스에 쉴 수 있는 야외 카페가 조망이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많은 인원이 편히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규모다. 분수도 설치되어 시원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이곳에 하릴없이 그냥 앉아 있어도 충분히좋다.
건물 주변에는 모던하고 추상적인 설계로 조성된 센트럴 가든이 있다. 정원 입구에는 나무를 모티브로 제작된 인공 조형물에 다채로운 꽃빛깔을 지닌 부겐빌레아가 강렬한 원색으로남국의 열정을 발산한다. 계단을 내려가면 돌계단에 분수가 흐르고 수경 정원에는 진달래를 심어 미로를 조성했다. 정원을 둘러싼 오솔길에는 다양한 화초가 꽃 피어 화려하다. 미로 정원 끝에는 기하학적인 구도의 통로가있다.정원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도 아주 근사한 공간이다.
미술관의 컬렉션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동서남북 2층 규모로 전시관이 있다. 정해진 시간은 없었지만 전부를 돌아보느라 분주하게 뛰어다녀야 했다. 찬찬히 감상하면서 돌아보려면 하루로는 어림도 없다. 그래서 눈으로 그리고 사진으로만 담을 수밖에 없었다.
첫 전시는 Rumen이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관이다. 빛과 관련된 중세 미술을 망라해 놓았다. 중세 시대에 제작된 성서가 꽤 많다. 삽화가 지금도 원색 그대로 선명하다. 금속으로 제작된 성물은 성스러움을 대변하듯 여전히 광휘를 간직하고 있어서 오래된 유물로 보이지 않는다. 빛을 투과해 영롱한 스테인드 글라스도 곱다.회화에서도 빛은 성스러움이다. 중세시대가 문화의 암흑기라지만 전시된 유물들은 극치의 아름다움으로 수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듦이 없이 찬란하다.
게티센터의 대표적인 수장품을 만났다. 고흐의 아이리스다. 싱싱한 남색의 붓꽃 꽃송이가 생동감이 넘친다. 일본 화풍이 묻어있는 느낌이다.
고흐/아이리스
자유 여행이라 시간 제약은 없었지만 저녁 약속이 있어서 마음이 급했다. 모든 전시물을 보려고 동분 서주했다. 수많은 작품 중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위주로 사진에 담았다. 나중에 한글 리플릿에서 봐야 할 하이라이트로 제시된 작품이 담은 사진에 상당수 있었다. 아래 열거된 작품들이다. 나름 안목을 지닌 것 같아 뿌듯하다. 어떤 작품을 보아도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웠다. 이외 작품들은 다음 글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