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장미 속으로
장미의 습격이다.
화려한 꽃들이 갑자기 가슴을 훅 밀고 들어온다. 주인이 없는 빈 집에 외인이 쳐들어왔다. 무방비 상태의 빈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놀라운 광경에 시선을 온전히 빼앗기고 마음도 사로잡힌다.
장미의 난장이다.
온통 장미 일색이다. 저마다 다채로운 빛깔로 매력을 뽐내며 작은 송이부터 커다란 꽃송이까지 거만하게 빼어난 자태를 선보인다. 다른 꽃들은 얼굴을 내밀기가 부끄럽다. 장미의 빼어난 아우라에 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미의 사태다.
언덕에는 덩굴장미 꽃송이가 쏟아져 내린다. 덩굴장미라고 다 같은 얼굴이 아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꽃길을 만들었다. 푸른 나뭇잎들과 어울려 장관이다. 꽃대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낮은 길에도 이에 뒤질세라 숱한 꽃송이로 뒤덮였다. 보이는 곳 모두 장미가 점령한 땅이다.
장미의 아우성이다.
흠잡을 수 없이 예쁜 꽃들이 저마다 미모를 뽐낸다. 고운 선과 순전한 색이 빚는 아름다움은 매혹 그 자체다. 흑장미, 백장미, 노란 장미, 분홍장미, 붉은 장미 그리고 다양한 색감의 장미마다 독특한 미색을 지녔다. 큰 장미는 엉성한 듯해도 압도적인 색조로 주변을 사로잡았다. 작은 꽃을 피운 장미는 무리를 지어 고운 맵시를 선보인다.
장미는 온전함을 미덕으로 지녔다. 고운 자태에 향기도 비할 수 없이 좋다. 내외가 부족함이 없다.
장미의 계절 오월에 장미와 사랑에 빠지지 않는 자 누구랴! 미색에 취하고 향기에 미혹된 날들...
장미가 군림한 오월은 분명 계절의 여왕이다.
#장미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