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앱이 미쳐버렸더니 1억 명이 왔다
듀오링고 알아요?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데 한 번도 안 켜본 그 초록 올빼미 앱이요.
근데 이 앱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브랜드 중 하나예요.
이유가 황당한데, 올빼미가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치여 죽었거든요.
듀오링고는 2011년에 만들어진 언어 학습 앱이에요. 기능은 좋았어요. 근데 브랜드로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어요. 2021년까지 월간 활성 사용자는 4천만 명 수준이었고, 틱톡 계정은 만들어 놓고 방치 상태였어요.
그때 자리아 파르베스라는 23살 신입 직원이 손을 들었어요. "저 그 계정 써도 될까요?"
회사는 허락했어요. 그리고 아무도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어요.
듀오링고 앱을 써본 사람들은 알아요. 레슨을 빼먹으면 초록 올빼미 두오(Duo)가 알림을 보내요.
"레슨 안 했죠?", "오늘도 빼먹을 거예요?"
이렇게 집요하고 약간 협박스러운 이 알림이 밈이 됐어요.
사람들은 "저 올빼미 진짜 무섭다"며 놀리기 시작한 거예요.
대부분의 브랜드라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 알림을 부드럽게 바꿨을 거예요. 듀오링고는 반대로 갔어요.
그 밈을 전략적으로 활용했어요.
두오가 사무실 책상 위에서 트월킹을 하고, 팝스타 두아 리파한테 프러포즈를 하고, 법무팀과 싸우는 영상들이 틱톡에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광고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 그냥 올빼미가 유명인처럼 행동하는 영상이었어요.
틱톡 팔로워는 5만 명에서 시작해 1,600만 명이 됐어요.
월간 활성 사용자는 4천만 명에서 1억 명을 넘겼어요.
2025년 2월 11일, 듀오링고 공식 계정에 공지가 올라왔어요.
"무거운 마음으로 알립니다. 두오가 사망했습니다. 당국이 사인을 조사 중이며 저희는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레슨 기다리다 죽은 것 같긴 한데,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이후 올라온 영상에서 두오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치이는 장면으로 사망이 확인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 넷플릭스, 배스킨라빈스까지 조의를 표했어요.
X(트위터) 글 하나가 하루 만에 6,300만 뷰를 찍었어요.
2주 후, 두오가 관에서 벌떡 일어나며 부활했어요. 이 캠페인이 2주 동안 올린 노출은 17억 건.
그해 슈퍼볼 광고 상위 10개를 합친 것보다 두 배 많았어요.
듀오링고가 쓴 전략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래요.
"제품 광고 대신 캐릭터를 키웠다."
두오는 그냥 앱 마스코트가 아니에요. 두아 리파를 좋아하고, 법무팀과 싸우고, 테슬라에 치여 죽는 서사가 있는 캐릭터예요. 사람들이 앱을 안 써도 두오 이야기는 팔로우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러고 보니 나 진짜 스페인어 배워볼까?" 하고 앱을 켜는 거예요.
두오링고는 광고비를 엄청 쓴 게 아니에요. 23살 신입 직원 하나가 "올빼미를 이상하게 만들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고, 회사가 "해봐"라고 했을 뿐이에요.
브랜드가 자기를 조롱하는 밈을 싸울 게 아니라, 그 밈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듀오링고는 그걸 보여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