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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Aug 04. 2024

무더위 속 견디기

항상 계절의 변화는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4계절이 뚜렷해 살기좋은 나라라는 것이 인정된 곳이었다. 그러나 요즘 종잡을 수 없는 계절의 변화로 낯선 경험들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 7월 장마철이 되면서 요란한 천둥과 함께 비가 무섭게 내렸다. 근래에 듣지 못했던 천둥소리는 하늘이 반쪽으로 쪼개지는 듯한 강한 소리로 난생 처음으로 무서움을 느꼈다. 깜짝 놀라 깨어보니 새벽 3시. 천둥소리와 빗소리는 잠을 설치기에 충분했고 꼬박 뜬눈으로 보내야 했다. 올해 유독 기후 변화의 현상으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있는 지역에만 그런 것인지 여지껏 살아 오면서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내리는 비는 처음이어서 더욱 몸을 움추리게 했다. 세상에 항변하는 듯한 천둥소리와 거세게 내리는 비는 시끄러운 인간들의 삶을 되돌아 보라는 의미인지... 반성하고 또 자성(自省)하라는 의미인지...


한쪽은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고 또 한쪽은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고 뜨거운 날은 엄청 뜨겁고 마치 조변석개(朝變夕改)하듯이 날씨가 제멋대로이다. 어떤 때는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도 이쪽은 비가 오는데 저쪽은 오지 않고 먹구름이 지날 때도 있다. 그렇게 억수로 내리는 비가 그치니 언제 내렸는가 싶게 하늘은 맑아지고 더위가 시작되었다. 드디어 여름의 절정인 대서(大暑), 중복(中伏)이 지났다. 항상 여름이 되면 나는 더위를 감당해 내기가 힘들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절인데, 올해는 더 더운 것 같다. 혹자는 여름은 더워야 여름이고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올여름은 너무 더워 몹시 힘들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그렇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하루종일 틀어 놓을 수도 없고 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을 수도 없고 정말 많이 힘들다. 너무 더워 아침 산책 겸 운동도, 집에서 하는 근력 운동도 잠시 쉬어야 했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스트레칭을 조금 하는 정도이다. 활동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추위보다 더위를 좋아하는 남편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올해는 너무 더워 견디기 힘들다고 한마디 한다. 날씨가 극단적이지 않고 알맞게 덥거나 알맞게 비가 오거나 알맞게 적당히 하면 좋으련만...


젊은 시절에는 덥다고 찬물을 마시거나 얼음을 씹어 먹거나 하면서 더위를 이겨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고 집중해서 일을 한 후에 샤워로 몸을 식히고 음식을 만든 후에 또 샤워하고 하루에도 여러 번 샤워하는 것으로 더위를 견딘다. 이것이 내가 무더위 속에서 여름을 견디는 방법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한다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의 더위이면 가능하지만 요즘 더위는 무지막지하게 더워서 외출할 때에 뒷머리가 아플 때도 있다. 고혈압약을 먹고 있는 나는 뒷머리가 아프면 긴장을 하게 된다. 혈압이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기는 것이다. 아무 탈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장마 뒤 돌발성 폭우가 내려 어느 지역은 물바다가 되기도 하고 올해 온열질환자가 많이 생겼다고 하는데, 또 연일 가장 심한 초열대야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정말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상기후때문인가 보다.


며칠만 지나면 입추다.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시원해지기도 하는데, 올해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 같다. 뉴스는 계속 폭염 주의보나 폭염 경보를 알리고 있어서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지만, 다행히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멋진 모습에 잠시 더위를 잊는다. 8월 한 달을 잘 견디면 시원한 계절을 맞이하겠지...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나만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견뎌내면 또 살아가게 되어 있다. 여름에 활동을 최소화한 뒤에 선선한 시기가 오면 그동안 못했던 활동을 많이 해야겠다. 행복 총량의 법칙이나 고통 총량의 법칙 등 살아가는 동안 총량의 법칙이 있듯이 나의 활동량은 여름을 제외하고 나머지 계절에 몰아서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여지껏 그래왔듯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분수
아이들이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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