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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 내 이야기

그냥 나 잘했다고, 잘하고 있다고 쓰고 싶어서 쓰는 이야기

by 이준

대학을 졸업하며, 결심한 인생의 방향성은 2가지였다.

하나는 내 회사를 창업할 것, 다른 하나 강단에 서서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전파할 것이었다.

2가지로 나눴지만, 사실 이 둘은 연결되어있다.


단순한 생각이었다.

창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해, 세상에 내 이야기를 남기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지금도 나는 같은 꿈을 갖고 일하고 있다.


01. 사회생활 기초체력부터 기르자.

2014년, 마케팅 에이전시에 입사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AE라고 불리는 사람이었고, 대부분 회사와 마찬가지로 많은 일을 시켰다.

회사생활은 단순했다.

무엇이든 내가 하면 됐다.

귀찮은 일도 ,어려운 일도, 쉬운 일도, 재밌는 일도 그냥 내가 하면 됐다.


그 중 가장 잘했던 것을 뽑으라면, 귀찮은 일을 꾸준히 '잘'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 귀찮은 일은 이런 것이었다.


매 주 광고제 레퍼런스 조사해오기, 한 달에 한번 책 읽고 발표하기, 데이터 정리하기 등

돌이켜보면 딱 신입사원에게 시키지 좋은 업무였다.


그 당시엔 귀찮은 업무였지만, 지나고 보면 그 만큼 기초체력을 기르기 좋은 것도 없었다.

레퍼런스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거나, 매 달 책읽기, 엑셀에 익숙해지기 등도 좋은 연습이 되었지만, 오히려 기억나고 지금도 잘 쓰고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문서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 잘 정리하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하기',

'데이터를 보는 관점 정리하기'와 같은 것들이다.


이 때, 만들어진 습관이 날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 시기에, 내 업무의 경중을 따지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는 없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양치기를 해야한다면, 바로 이때다.

경중을 따져야하는 일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02. 첫 5년은 투자다. 그것도 수익까지 시간이 걸리는 장기투자

누군가 그랬었다.

"첫 사회생활 5년을 통해 배운 경험이 남은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된다. 사실상 전부와 같다."


내 전략은 더 단순해졌다.

첫 5년은 투자의 기간이다. 내가 사회생활에서 아웃풋을 얻고, 결과를 얻는 것은 그 이후이다.

(이는 5년 이후 대학원 학자금과 커리어 전환이라는 이슈때문에 3년 더 늘어났다.)


중소기업 20대 사회초년생의 투자 자원은 매우 간단하고, 단촐했다.

얼마 안되는 월급과 그나마 아직은 쌩쌩한 체력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돈, 체력, 시간을 내 자산으로 삼았다.


강의, 세미나, 책, 사이드프로젝트 등 나를 더 단련할 수 있는 것들에는 돈, 시간, 체력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 투자라고 선언하며 심적회계를 단행했기에, 투자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왜냐면, 단기 투자가 아닌 장기 투자로 접근해, 결국은 오른다는 마인드였기에

당장 손해는 중요하지 않았다.



03. 나 같은 사람을 찾는 사람에게 나를 드러내자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a.k.a 학벌)이 없었으니, '나'를 알리며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자 노력했다.

좋은 인적자산은 나를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만든다.

여기서 '나'라는 존재가 보이기 위한 것은 간단했다.

'나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언제라도 기회가 생기면, 주고 싶은 사람이 되자는 의미였다.

세미나도 좋고, 프로젝트 모임도 좋다. 나를 드러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큰 수술을 받아, 8개월 동안 집밖을 못 나갔던 적이 있었다.

이 때 내가한 건 꾸준히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었다.

나는 이 시간에 놀지 않고, 늘 일을 고민하고 언제라도 일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메시지였다.

이 때 만든 블로그는 다시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04. 10X10 효과, 나의 거울은 내가 자주 만나는 5명과 같다.

책에서도 언급된 10X10 효과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면, 1주일 동안 자주 만나는 5명을 보라고 했다.

그 당시 내가 만나는 5명은 늘 꿈을 꾸는 사람들이었다.

현재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주중과 주말 가리지 않고 발전에 미쳐있는 사람들이었다.

우린 그렇게 어울렸고,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도 자신의 일에 책임질 수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


05. 트렌드와 함께가기 위해 노력했다.

시대는 늘 트렌드를 동반한다. 이는 업종마다도 그렇다.

처음 '데이터'가 주목받기 시작할 때쯤 마케팅 도메인에서는 '웹 애널리틱스' 용어가 등장한다.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웹 로그를 분석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서비스 성장을 도모한다.

처음 마케팅 에이전시에 들어갔을 때, 모두가 '트렌드'로서 이해하고 있었지만 선뜻 나서서 활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늘 그렇듯 내가 하면 됐다. 외부 세미나를 가서 공부하고, 책을 읽고,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그 회사에서는 내가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었고, 날 찾기 시작한다.


JD를 보면, 업종 트렌드를 파악하기 쉽다.

어느 날은 퍼포먼스마케터라는 이름이 유행을 떨치더니

시간이 지나자 그로쓰마케터 라고도 불린다.

최근에는 프로덕트 마케터, AI 마케터라는 이름도 보이기 시작한다.


트렌드와 함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트렌드도 니즈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마케팅을 통해 돈을 벌고 싶었고, 이를 측정하고 싶었고, 개선하고 싶었다.

시장이 그런 일을 할 사람을 찾았고, 그게 마케터였을 뿐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PM/PO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처음엔 웹 기획자, 웹 마스터 다양한 이름으로 시작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앱 서비스 등장과 함께 프로덕트를 책임지고, 더 빠르게 문제를 발견해, 가설을 검증하고,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리드해야하니 자연스럽게 프로덕트 오너라는 직무까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분명, 가까운 시일내에 또 변화할 것이다.

AI 와 함께 개발/디자인 직무도 통합해 해결할 수 있는 역할로 또 변모하지 않을까?



지금은 그래서 무엇을 이루고 있을까?

방향성이 세워져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꿈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성공 여부와도 관계없다.

일단 그 방향성에 맞는 열차에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내 꿈이 가수였다면

적어도 유튜브 영상을 올리며, 프로필 소개를 가수라고 적을 것이다.

그게 곧 시작인 것이다.


첫 문장의 목표는 2가지였다.

하나는 내 회사를 창업할 것, 다른 하나 강단에 서서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전파할 것.

이 2가지였더.


지난 10년 동안, 나는 열차에 올바르게 탑승했을까?

결과론적으로 보면, 2번의 창업시도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카세어링IT회사에서 PM으로 근무하며, 올해 국내 대규모 컨퍼런스 행사의 연사로 강단에 오를 예정이다.

10년 만에 강연을 들으러 낭인처럼 주말마다 헤메던 사람에서 연사자로 올라간다.

멘토링을 한 친구가 스승의날에 이직에 성공했다며, 고맙다고 선물을 전해줬다.


10년 전의 나에게, 10년 후에 너는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 10년 전의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

나 스스로 방향성이 있고, 그 방향성을 향해 점을 찍다보면

때로는 나 스스로 뿐 아니라 주변인도 같이 그 점을 연결(connecting)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반복해서 점을 찍자.

우리의 인생은 끝날 때까지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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