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회고
그렇게 또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다.
1.
11월 중순,
회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니, 결정했었다.
일련의 업무 진행 과정에서
입사 전에 제시받은 모습과
다른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2.
너무 충동적이지 않은 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새로운 곳에 입사한 지
한 달이 막 넘은 상황에서
퇴사를 고려하기란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3.
바로 전 회사의 좋지 않은 기억이
여전히 떠오른다.
뚜렷하게 무엇이 문제라고 말을 할 순 없지만
몇몇을 제외한 사람들에겐
여전히 씁쓸한 기억밖에 없다.
서로 맞지 않는 업무 방식과 인간적인 성격차는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었으리라 본다.
그 때의 스트레스와 유사한 형태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 옮기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4.
휴식기를 거치면서 가진 생각은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는 피하자는 것과
일은 일 그 자체로만 고민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
다른 것보다 우선 순위로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6.
아직 이직에 자신이 있는 것은
조금은 자신있는 관련 경험과
충분히 팔릴 가치가 있는 나이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빠르게 다른 회사에서 괜찮은 조건으로
입사 제안까지 받았다.
하나의 고민은
이직 전 회사의 대표님이 대한 인간적인 존경심 하나만 고민이 되었다.
7.
그러던 중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아침에 갑작스럽게 일이 일어났고
재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8.
응급구조사분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네이버 웹툰 중 1초 라는
소방관과 응급구조사를 보며 존경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실망을 배로 컸다.
뇌졸증 환자에게
남들 기다리니 빨리 일어나라고 이야기한다거나
병원 안 가도 되겠냐고 묻는 건...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뇌졸증 증상을 보이는 와중에
올바른 처사인가 싶다.
9.
그래도 그 상황에 믿을 건
그 사람들 밖에 없기에
고맙게도 이차저차 병원에 도착했고
응급 처치를 받았다.
10.
1주일 간의 힘겨운 시간이 지나고
무사히 아버지는 퇴원하셨다.
11.
그리고 그 시간에
회사 대표님께 받은 전화가 인상깊었다.
일은 걱정말고 아버지부터 신경쓰라는 말을 넘어
개인적인 일부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 그리고 인생 선배로서 해주는 말까지.. 너무 감사했다.
12.
퇴원 후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미래에 대한 답도 드렸다.
결국은 퇴사하고 이직을 하게 되었고
나가는 중에서도 아버지 건강 잘 챙겨리고
연락하고 지내자며
마무리 해주신 점이 여전히 감사하다.
13.
하루아침에 정신적, 신체적으로
많은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 닥치니
너무 많은 생각이 몰려왔었다.
아버지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당장 내일에 대한 불안.
14.
11월은 나에게 또 다른
세상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달이다.
여전히 아버지는 살아계심에 감사하고
다행히 그래도 난 일을 할수 있음에 감사하자.
15.
직장이란 무엇일까.
이것 또한 문득 혼란스럽다.
과거 일을 위해 하루을 살아가던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나 그리고 우리 그대로를 위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나 그대로의 삶을 살자.
주어진 삶의 소중함과 유한함을 잊지 말자.
그렇게 또 살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