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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 Apr 12. 2021

막 집으로 돌아와 누워서 쓰는 글

3월 리뷰 대신 쓰는 생각 정리글.

오랜만이었다.

혼자 떠나서 혼자 걸어다니는 단순한 여행.


과거 코로나 이전 그리고 내가 좀 건강(?)했을 땐 심심찮게 그렇게 떠나곤 했다. 국내로 때론 해외로도 최대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려고 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혼자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다.



오랜만이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걷는 내내 생각의 끝은 예전의 어느 시점의 나로 닿았다.


함께 20대를 웃고 떠들며 놀던

만남과 이별 이야기에 익숙하던 친구들은

하나 둘 결혼한다는 소식을 갖고 오기 시작하고

그 소식조차 전혀 어색하지가 않아진다.


직장생활을 하며 직장 상사에 대해 불만스러운 부분을 토로하던 사이에서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날 욕하고 있진 않을까하는 우스갯소리로 진담섞인 농담을 쏟아낸다.


세상 사춘기가 따로없다.

걷는내내 혼자 이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나는 잘 살아 나갈 수 있을까 답없는 생각에 빠진다.


캠퍼스 앞을 지났다.

여행 감상이 극에 달아자 처음 보는 대학교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대학생활이 떠오른다.


아, 그 때 돈은 없어도 재미는 있었는 데...


다들 뭐하고 살런지... 2011년? 12년? 정도 될려나...

오래전 페이스북 계정에서 몇 년전 사진이라며 하나 올라왔다. 그 때 당시만해도 대학생 대외활동이 엄청 많았는 데, 그것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취업에 이득이 됐다.


LG디스플레이에서 하는 대학생 대외활동 프로그램 인데, 지나고 보면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이벤트 중 하나가 되었다.


약간 좀 더 과장해서

만약, 저걸 안했으면 마케팅일 안하고(못하고) 전혀 다른 무언가를 하며 살고 있었겠지.


사진 찍는 데 차 갑자기 지나가서 차도 찍힘

주말에 부쩍 떠난 건 지금 삶에 너무나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너무나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찼다. 대부분 일이 관련된 생각뿐이어서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닌 데

하루하루 헤쳐 나가는 기분이 든다.

해결해야할 문제만 눈 앞에 산적해있으니, 풀어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막연히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려고 떠난 여행인데 결국은 생각만 더하고 왔네.


끄트머리에 있는 끄터리 술집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압박감에 무게감이 다가왔다.


삶에 흥미가 별로 없다는 것은 위기징조다. 지금 내가 그렇다. 그런 느낌아나, 사춘기 소년 말장난같지만, 정말로 내가 뭔 성격의 사람인지 까먹은 느낌.


그렇다고 누군가 앞에서 특별히 연기를 한다는 건 아닌데, 내가 방금 그런 말을 했다고? 싶을 때도 막연히 너무나 행동하나하나가 큰 의미가 없어 보일때도 생긴다.


이러나 저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는 내일 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똑같이 출근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 자야겠지.


별 글 아닌 거 치고

좀 말이 길었다.


굳이 일케 길게 무언가를 남기려는 건 아니었는데,너무 그동안 뭘 쓰지 않어서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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