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차분해졌다.

우울증 약 부작용, 남은 수험기간을 보내는 마음

by 오뚝이


지금 나는 도림천에 있다.

오늘도 저녁을 먹자마자 걸으러 나왔다.


생각을 해보니 팔월에 추가했던 정신과 약의 부작용이 지나치게 식욕을 돌게 해서 9주 만에 8kg를 찌게 한 것뿐만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약을 먹던 당시 나는 하루에 4~5시간 밖에 자지 못했고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그 약이 지나치게 몸에 활력을 줘서 내 몸과 마음이 필요로 하는 기준 이상으로 각성시켰기 때문인 거 같다. 그래도 빨리 알아채고 그 약을 뺀 것은 정말 다행인 거 같다. 그런 각성 상태가 시험 때까지 이어졌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주는 모의고사 기간인데 내게는 마치 휴가기간 같다. 정말로 무슨 문제가 나왔나 보는 정도로만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 쉴 새 없이 학원 일정이 몰아칠 텐데 학원 일정도 적당히 따라가려고 한다. 내 몸을 갈아 넣어가면서 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는 학원 열람실에 1등으로 출근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내 이름이 게시판에 걸리는 것에 집착하며 그것이 곧 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 몸이 버텨낼 수 있는 범위에서 내가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공부하려고 한다.


꾸준히 하루에 두 번 산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제법 마음이 많이 차분해진 거 같다. 지금이라도 내가 마지막까지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다행인 거 같다.


마지막 시험이라고 해서 더 나를 다그치며 몰아세우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충분히 그래왔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내 속도로 가려한다. 내 속도로 가는 것에 대해 조금만 더 내가 나를 믿어주기만 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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