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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 - 편지
달이 뜰 때
두 밤 지나고 나면
우리 함께 하자던
약속 있고 두 달이 지나요
우리 둘 다 지쳐 쓰러진 날엔
작은 눈밭에서 구르다 또 웃다가
내일 같지 않아서 울어요
아 아
우산이 막 젖어드는 날에는
바깥의 풍경마저
나를 재우는 듯 방안을 다 적시지만
나는 아직 울먹입니다 채 말을 다 못 한
눈물들로 함께 그대와 안고 싶어요
아아 사랑해요
느리던 밤을 같이 웃고
그렇게 잠드는 저녁들을 지나
우리 기억해요 지난날들까지도
사랑인 걸 그대 나에게 와줘요
아아 사랑해요
느리던 밤을
같이 웃고 그렇게 잠드는 저녁들을 지나
우리 기억해요 지난날들까지도
사랑인 걸 그대 나에게 와줘요
안녕,
안녕.
오늘은 다시 탈 수 없을 것만 같던 버스에 몸을 싣고 한걸음마다 기억이 가득한 장소에 왔어.
우리가 자주 먹던 음식을 이제 혼자 앉아 먹어도 보고,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던 익숙한 길에 앉아 글자를 끄적이기도 했어.
점점 햇살은 따뜻해지고 길가 곳곳에 아주 조금씩 초록빛이 맴도는 느낌이야, 봄이 오려나 봐
내 곁엔 이제 네가 없어 많은 게 달라졌는데 여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오늘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이곳에서 코끝이 시린 이상한 안정을 얻어가는 하루였단다
어느 날은 하루가 참 길었는데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날, 아니 솔직히 얘기해서 사무치게도 기억이 살아나는 오늘 같은 날은 시간이 무감각하게 느껴져서 모든 게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
이런 날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네가,
힘든 날엔 내가 뭘 원하는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네가 오늘따라 더 그리워
시간이 흘러서 도저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음 해.
사랑은 이미 멀리 흘러갔고 난 그대로여서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이 꿈같은 하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