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 애덤 브라운', 북하우스
"살다 보면 그냥 알아질 때가 있다. 아주 분명히 알아질 때가. 털끝만큼의 의심도 들지 않는 이 귀한 순간이 어찌나 짜릿한지 충격적으로 다가올 지경이다." - p305
'인생을 살아가며 무언가를 분명히 알게 되는 때가 있는가?'
'보편적 혹은 일반적이라고 불리는 인생의 여정을 거스르고 모두가 반대하는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나는 일평생을 바쳐 온 힘을 쏟아부을만한 일을 지금 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은 후에 갈무리한 생각들을 정리한 세 가지의 질문에, 지나온 40년의 인생을 돌아보았지만 답을 쉽게 낼 수가 없었다. 과연 누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책의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길지 않은 삶의 경험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경험과 결정들을 통해 이루어진 일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결과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획일화된 교육제도, 반 이상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적인 경험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정관념, 이 현상을 만들어낸 이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가진 나라'
성급하게 일반화시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중에 올라온 알 수 없는 억울함에 대해 이렇게 핑계 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혹 '내가 캐나다나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다른 생각과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전 세계 교육이 필요한 오지에 '약속의 연필'이라는 타이틀로 수백 개의 학교를 세운 결과들보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들을 차근히 밟아 올라가다 보면 결국, '기부 문화가 일상인 환경, 다른 선택과 결정에 대해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 가치 중심적인 사고, 막연한 포퓰리즘이 아닌 지극히 자본주의 배경 아래 만들어 가는 NGO' 등의 다른 문화와 한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는 인생의 오랜 시간을 숱한 경험들로 가득 채운 저명한 인물은 아니다. 그렇기에 자칫 지금까지의 삶이 불패 신화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 담지 못한 어려움도 분명 있으리라, 그렇기에 이 책은 저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배경 삼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의 매력적인 사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 속에는 '약속의 연필'이라는 단체가 얼마나 가치 있고 매력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단체의 CEO인 애덤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그 사업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책은 다른 생각과 가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젊은 자선 사업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만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여전히 젊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저자와 그가 하고 있는 사업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또 어떤 '다른 생각', '다른 결정'들을 내려 시대를 앞서 나갈지 매우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다 읽은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자녀들이 '다른 생각',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가정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부터 또 가장이라는 나의 존재부터 변해야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