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채우는 글쓰기, 실천하는 글쓰기

by Lana H


글을 쓴 지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다. 내가 쓰고 싶어서 쓴 건 아니었다. 계기는 단순했다. 대학원 다닐 무렵, 교수님께서 '블로그에 글 5개 쓰기' 과제를 내주셨다. 무슨 주제든 상관없으니 일단 글을 써 오라 하셨다. 과제를 하지 않으면 학점을 못받으니까 억지로 글을 써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 서평, 일상, 자유주제 글쓰기를 꾸준히 했다. 별생각 없이 했다. 처음에는 요약과 느낀 점, 단순한 문장을 사용해 글을 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내면이 드러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때로는 감정이 앞서 과격한 문장을 썼고, 어디서 주워들은 어려운 문장도 갖다 붙였다. 누더기 글도 쓰고, 내 맘대로 쓰고, 아무렇게나 썼다. 당시에는 아무리 써도 늘지 않은 글쓰기 실력에 많이 좌절했지만, 지나고 보니 이때 했던 시행착오가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데 한 몫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는 계속되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준다. 생각이 정리되고 공부가 된다. 위로와 평안을 준다. 용기를 얻는다.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스스로 성찰하게 된다. 가슴속에 맺힌 것이 풀린다. p.315


글을 쓰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참 많이 했다. 물론 지금도 하는 중이다. '너 진짜 이 내용 이해한 거 맞아?''그래서, 뭐를 쓸건대?''여기서 무엇을 얻고 싶은데?'라며 자신에게 물었다. 이런 고뇌의 시간을 거친 글은 내가 봐도 나쁘지 않았고, 내면을 성숙하게 만들어주었다. 혼란스럽던 생각을 정리해 주었다. 글쓰기 덕분에 내가 여전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여전히 복잡한 생각을 갖고 살았을 것이다.


글만 잘 쓰는 사람, 생각만 많은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생각도 있으면서, 그 것을 글로 옮길 수 있고, 그 글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글이 글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글은 실천과 함께 가야 한다. p.323


글을 쓰다 보면 이상한 교만에 빠질 때가 많았다. 좋아요와 공유수는 곧 나의 자아이자 능력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글을 써도 훌륭한 인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조회수, 좋아요 개수, 공유 개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글을 쓴 만큼 자신을 철저히 점검하고, 반성해야 한다. 실천 없는 글은 허세스럽다. 글만 봐도 자기기만에 빠져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럴싸한 논리로 포장했지만, 수월하게 읽기 힘들고 불편하다. 이런 글을 쓰지 않기 위해 늘 태도를 경계하며 살아야겠다. (ㅠㅠ)



<대통령의 글쓰기>가 드디어 끝났다.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고, 글감을 찾았다. '혼자서 글쓰기 공부를 해 볼 테야!'라며 호기롭게 시작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갈수록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언제 끝나냐, 때려치울까?' 는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그래도 썼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썼다. 어느새 쓰다 보니 책 한 권이 끝나버렸다. 보통 '아쉽다'라고 해야 하는데, 어휴..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