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 받았던 바보 '여름'이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뜨거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지금 저희 집에는 누구 못지않게 순수하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아이가 함께 있습니다.
벌써 짐작하신 분도 있겠지만, 이번 글은 제가 임보 중인 '여름'이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께 소개되어 하루빨리 좋은 가족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요즘 유행하는 카드 뉴스 스타일을 흉내 내 봤는데 포토샵 스킬이 부족해서 조금 어색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세요.
여름이를 소개합니다.
제주도 서귀포 어느 마을을 떠돌던 여름이는 바보예요.
'밥 주는 사람 = 천사'라고 믿어버렸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아저씨들이 여름이를 잡아먹기 위해 밥을 주고 목줄을 채워놨어요.
순진하고 바보 같았던 여름이는 당장 내일 죽임을 당할 줄도 모르고, 그 아저씨들이 주는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 아저씨들은 밥을 먹인 여름이에게 허름한 목줄을 채워놨어요. 끌고 가기 쉽도록 말이죠.
이 동네에 살고 있던 구조자는 여름이가 주인 없이 떠도는 개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목줄이 채워져 있으니까 이상했던 거예요. '누가 데려다가 키우려나?' 싶어서 동네 슈퍼마켓 아주머니께 여쭤봤죠.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었어요.
"아저씨들이 내일 잡아먹겠다고 얘한테 밥 먹이고 목줄 묶어놨잖아요. 어디 도망이라도 가라고 쫓아보내도 멋모르고 계속 이러고 있네. 쯧쯧"
구조자는 고민 끝에 일단 여름이를 데려왔어요. 하지만 집에는 이미 성견 3마리가 있어서 함께 데리고 있을 수가 없었고,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사정을 듣고 보니 저도 마음이 동해 '여름'이를 임보 하게 됐어요.
물론 잘 된 일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직 이 아이의 행운이 조금 더 남아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왜냐하면 진짜 행운은 평생가족을 만나는 거니까요.
여름이는 성격이 너무 좋아요. 밥만 주면 누구에게든 꼬리에 프로팰러가 달린 것처럼 좋아해요. 천진난만한 어린이처럼 호기심도 많고 의심이 없는 성격이에요. 산책을 다닐 때 끌려다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랜 길 생활의 경험 덕분인지 흥분해서 뛰어다니지 않고 호기롭게 걸어 다니는 여유가 있어요.
비록 흔하디 흔한 믹스견이지만, 죽을 고비를 넘어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이것도 이 아이의 '운'이고 '명'이라면 저는 그 운명에 행복을 더해주고 싶습니다. 겨우 한 마리 구해준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바보 같고 순수한 시골 개 '여름'이에게는 온 세상과 운명이 달라질 테니까요.
여러분... 제가 여태까지 글 올리면서 한 번도 공유를 부탁드린 적 없는데요, 여름이를 위해서 진심으로 부탁드려요. 입양이 쉽지 않은 중대형 믹스견입니다. 지금 제주도 저희 집에 머물고 있지만, 입양자가 생긴다면 전국 어디든 데려다 드릴 거예요. 저와 구조자는 여름이의 해외입양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오픈 채팅, 이메일 모두 열어두었어요.
인스타그램은 @jeju_jieun / @jejuoreum5 두 계정으로 DM 주시면 되고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은 채팅 메뉴에서 '여름이 입양 문의' 또는 '여름이'만 검색하셔도 나와요. 검색이 어려우신 분들은 이 링크(https://open.kakao.com/o/gIUoceT)를 클릭하시면 바로 연결돼요. 이메일 주소는 (입양완료되어 삭제)입니다. 메일은 수시로 확인하고 연락드려요.
여름이는 약간 큰 비글, 코카스파니엘 정도와 비슷한 크기예요. 잔디배변판을 사용하고 있는데, 실내배변도 잘 하고 있어요. 짖거나 울지 않아서 이웃집에 민폐가 될 일도 없답니다.
지난 겨울, 제주에서 구조된 황구 '올레'처럼 '여름'이도 좋은 가족을 만나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올레의 가족이 되어주신 입양자님과 도움주신 케어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