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랫필로우 Mar 28. 2023

스무살 엄마와 마흔살 엄마

스무살 초반에 육아했던 친정엄마와 마흔 살에 육아시작한 나

열심히 사회생활하느라 인연 만나기도 쉽지 않아 결혼이 늦었던 나. 

서른여덟 살에 혼인신고를 하고 서른아홉이 되자마자 결혼식을 하고 출산도 서른아홉에 하고 둘째 아기도 바로 가져서 마흔 하나에 둘째를 출산했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끝나고 보니 내 나이는 어느덧 마흔 둘이 되고 내년이면 마흔 셋이 된다. 요즘같이 난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때에 바로 임신이 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늦깍이 엄마로서 얻은 소중한 아이들인데도 육아 스트레스가 있는 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인가보다. 


나이가 많다고 마음수양이 더 많이 된 건 아닐테지만 마흔살이 넘은 나이에도 두살 네살 아기들의 어리광을 받아줄 성숙함이 없는 내 자신이 더욱 작게 느껴진다. 내가 스무살에 결혼하고 아기를 낳아서 출산했다면 어땠을까? 난 아마도 아동학대범으로 구속되지 않았을까? 지금의 내 마음크기도 작지만 20년 전 스무살의 내 마음 크기는 더더욱 작았기 때문이다. 내가 스무살 엄마였다면 아기들의 응석과 고집을 받아줄 마음의 여력이 없어서 아기들을 힘들게 했을 것 같다. 


나의 친정엄마는 스무살에 결혼하여 스물한 살, 스물세 살의 나이에 아기 엄마가 된 젊은 엄마였다.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가 드물었을 것만 같은 그 시대에 나이 어린 엄마들은 어떻게 육아를 감내해냈을까? 어땠을 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엄마가 그저 존경스럽고 안쓰럽게 느껴진다. 


지금 되돌이켜보면 엄마가 나와 오빠를 키우시는 동안 화난 얼굴 지친 얼굴 웃는 얼굴 행복한 얼굴 중에 화난 얼굴과 지친 얼굴이 더 많이 생각난다.마흔살의 엄마인 지금의 나처럼 스무살 엄마였던 우리 엄마도 꽤나 육아에 힘든 상황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죄송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