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시간 동안 미국 인터넷 먹통되다

미국 18년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by 바로코

2026년 1월 25일 Ice storm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미국 조지아주 메트로 일대 및 북쪽 지역. 오늘은 하루 종일 영하권이었지만 다행히 볕이 쨍한 날이라 도로의 질퍽거리는 눈들도 서서히 녹아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운전하는 가족들 다행이겠다~ 마음 푹 놓고 오전 열 시경에 매일 하는 네이버 일본어 사전 퀴즈를 풀려 하는데, 인터넷이 갑자기 먹통 되었다.




잘 보이련지 모르겠지만, 영상 속 공유기(?) 앞쪽 가운데에 노란 불이 깜빡깜빡하고 있는데 이건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정상대로라면 흰 불이 깜빡거리지도 않고 항시 켜진 상태로 있어야 정상이다. 이건 여기 브런치보다는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하기 위해 한 번 찍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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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걸 X에 올리고 나서 곧 복구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밑의 문자만 믿고 기다려봤지만 여전히 먹통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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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금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섭디비전 커뮤니티(실상은 페이스북 그룹)에 아래 사진을 첨부하며 질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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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잠잠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다들 나처럼 안 된다는 답들이었다. 그중 어떤 분께서는 오후 두 시 반에 복구된다는 말이 있더라라고 하시며 아예 인터넷 회사 모바일앱을 캡처해서 보여주셨다. 그래서 나도 똑같은 방법을 찾아서 캡처해 봤지만 곧 복귀될 거라는 문구만 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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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 반이 넘어도 복구가 안 되자 답답한 나머지 또 X에 게시글을 올렸다. 아까 올린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태그도 몇 개 달고 아예 멘션도 하는 등 좀 정성스레 작성을 했더니 조회수도 잘 나오고 어느 분께서 댓글까지 다셨다. 그분도 나처럼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하셨다고 한다.


https://x.com/jishokuflkb/status/2015880285896802521?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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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럴 때 책 좀 보라고 해서 일본어 성경을 펼쳤지만 마음은 계속 딴생각. 그래서 아예 전화를 걸었더니만 문자로 아예 어시스턴트를 보내주었다. 그래서 위에 보시는 바와 같이 간단한 답을 하고 또 별다른 뾰족한 수도 없었지만, 결론은 복구가 될 거라는 연락을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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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모바일앱을 다시 여니 복구 시간이 저녁 8시 반으로 늦춰진 걸 보고 '오늘은 틀렸구나' 자포자기하면서 저녁식사하고 누워서 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폰도 와이파이가 정상적으로 안 되다 보니 와이파이 끄고 무제한 데이터로만 간단한 SNS 체크업과 HPPS 게임 등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아까 섭디비전 커뮤니티에 누가 자기 거 돌아왔다고 댓글 달았길래 나는 그때 확인하고 내 건 아직 안 돌아왔다고 답을 주었다. 그러고 나서 사십 분 후였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회사 모바일 앱을 여니 드디어 outage status가 아닌 녹색 체크마크가 표시된 정상적인 모습으로 드디어 돌아오게 되었다! 제목에도 썼듯이 9시간 만인데, 예상 복구 시간보다 한 시간 빠르게 해결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바로 8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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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섭디비전 커뮤니티 댓글 중에서 이 인터넷 회사 트럭 8대가 주변 길에서 일하고 있는 걸 봤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의 바닥에는 선들이 널브러져 있다고도 엑스트라로 알려줘서 날도 추운데 고치는 데 애 많이 먹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산책을 잠깐 다녀오셨는데 인터넷회사차 한 대가 가길래 다 고치고 돌아가는 걸로 생각하셔서 집에 들어오시자마자 인터넷 되냐고 나에게 물어보셨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야 거의 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답답하지만 고치는 사람의 마음이라던가 강추위를 뚫는 고생 등은 정말 직접 겪어보지 않는 이상 그 고통이 잘 느껴지지 않는 법. 사실 오늘 길이 너무나도 미끄럽고 위험해서 웬만한 관공서며 학교가 다 닫아서 집에서 재택근무여 원격수업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하필 이런 날에 인터넷이 안 되어버려서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다들 얼마나 불편했을까 걱정하는 마음뿐. 그래도 정전이 일어나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한 하루였다. 안 그랬으면 히터고 뜨신 물이고 싹 다 안 나와서 오들오들 추위에 떨었을 테니까.


(거주하는 카운티에서 7백 가구가 정전났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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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에도 썼듯이 미국 살면서 인터넷이 거의 하루 종일 먹통된 건 처음인지라 정말 나에게는 식겁한 하루였고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 (대신 어머니랑 대화를 좀 많이 했음) 예전에는 인터넷이 끊겨도 길어봤자 한두 시간 정도면 빨리 복구가 되었었는데 이번 겨울 폭풍이 그만큼 거세었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나 가까이 사시는 분은 잠깐 정전되셨다는데 우리 집 전기는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어제오늘 말짱했으니까... 아무튼 내일 혹시 또 끊길까 봐 조금 전 교회 쇼츠 후다닥 만들어 업로드 완료. 이제는 폭풍도 다 지나갔으니까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