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몸 마음 탐험기
문득 문득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곳에서의 시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실감이 난다. 부엌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앉아 파란 하늘과 옅은 분홍의 구름들을 가만히 지켜본다. 아무 할 것도 없이 아무 계획도 없이, 어떤 격랑도 어떤 파도도 없이 그저 이 익숙한 부엌 탁자에 가만히 앉아 좋아하는 노래들을 듣는다.
돈도 없고 할 것도 없는 이 춤추는 자유의 날들을 내가 애가 타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꾸 만나도 설레이는 봄 바람의 내음처럼, 곧 사라져버릴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처럼, 자꾸만 낯설고 익숙해지지 않는 텅 비고 꽉 찬 행복감과의 로맨스가 진행 중이다. 꽉 안으면 터져버릴 것 같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