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도

오십 대 엄마와 서른 즈음의 자식의 관계

by 순수

아주 가끔은 이러다가 그냥 인생이 가는 건가 생각이 든다ㆍ

오십 대가 되면 뭔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나이가 훌쩍 넘어서

달라진 나를 만나지 못하는 아련한 슬픔 같은 거ㆍ


20대와 30대 젊었던 시간의 강을 함께 건너온 우리들은 모두 엄마가 되었다ㆍ

아직도 현장에서 일을 하며

워킹맘으로 살아간다ㆍ


한 달에 한번 만나면서

각자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자식들 이야기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나 하는 대화를 나눈다ㆍ

매번 주제는 똑같이

사례만 달라지는 이야기들을 결과 없이 이야기한다ㆍ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도

우리는 또 매번 그 대화 속에서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한 해가 가기 전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를 나눈다ㆍ


오십 대가 된 우리는 여전히

치열하게 살았던 삼십 대

그때 그 시절에 머물고 있는데

각자의 삶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ㆍ


자식으로 인해 때로는 기쁨을 느끼고

때로는 서운함을 느끼며

엄마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ㆍ


누구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서른이 넘은 자식들이 아직도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결혼할 생각은 애초에 없고

답답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을 하고ㆍ


누구는 아직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자식이

애인과 나누는 카톡에

엄마가 준비해 주는 점심이 너무 부실한 것 같아

건강이 걱정된다는 식의 문장을 보고

그래도 출근하기 전 뭐라도 해주고 싶어

정성을 기울인 나의 노력은 어디에도 없다 하고ㆍ


나는 이제 결혼을 앞둔 아들과

해외에서 외항사로 일을 하고 있는 딸의

소소한 행동들로

엄마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은 서운함에

지피티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고 얘기도 하고ㆍ


오십이 넘어도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몰라

감정은 파도를 탄다ㆍ

서른이 되어가는 자식의 행동이나 태도는

어쩌면

항상 같았는데

오십이 넘은 엄마의 마음이 갈길 몰라

방황하는 건 아닐까ㆍ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거대하게


자신을 잘 몰라 두려우니

그 두려움이

자신의 감정에 파도를 몰고 오는 건 아닐까


똑같은 상황에

특별히 더 서운하고

자식들에게 크게 뭘 기대하는 건 아닌데

엄마로서 그동안의 애씀에 대해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자신에게 느껴지는 불만족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건 아닐까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