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나이를 결정한다
“아, 정말 나이가 들었구나.”
그 생각이 처음 스쳤을 때.
가장 먼저 실감한 변화는 흰머리였다.
피부의 노화나 몸의 변화는
조금씩 느끼면서도 애써 외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번져가는 흰빛은
더 이상 '젊음'이라는 단어 안에
완전히 속할 수 없음을 조용히 알려주었다.
나이 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으나
가끔씩은 어떤 허무함 같은
감정이 밀려올 때도 있다ㆍ
하버드대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
1979년, 하버드대학교의 엘렌 랭어 교수가 진행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Counterclockwise Study)’.
그 실험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상상만으로도 몸이 변할 수 있다면,
나도 30대의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실험의 내용은 단순했다.
랭어교수가 오하이오 주 한 신문에 낸 광고.
"6박 7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합니다.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활기찬 노년을 보내세요"
이게 다였다.
연구진은 실험의 진짜 목적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원 자격은 70대 후반에서 80대 남성이었고
모든 경비는 무료였다.
수많은 지원자들 중 면접을 거쳐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노인들이 선발되었다.
참가자들에게 부여된 규칙은 두 가지
첫째, 지금이 1959년이라고 믿고 행동할 것.
둘째, 모든 집안 일을 스스로 할 것.
참가자들이 도착한 곳은
시골의 외딴 수도원으로 신기하게도 그곳은
2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모든 환경이 1959년에 맞춰져 있었다.
노인들이 알고 있던 1959년 개봉한 영화, 뉴스, 드라마가
TV에서 계속 나오고 있고.
걷는 것도 힘들었던 노인들은 지팡이에 의지한 채,
규칙 두 번째를 실천하기 위해 느릿느릿 움직였다.
처음엔 어색했으나,
신기하게도 1959년도 미디어와 각종 매체들에
계속 노출되다 보니
어느새 자신이 어려졌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
하루 뒤에 본격적으로 신기한 현상이 눈에 뜨기 시작한다.
실험 24시간이 지나고
1959년 야구잡지를 보면서
한 노인은
"2년 전 57년도에는 말이야 '라는 말로 야구 이야기를.
또 다른 노인은
1959년도에 개봉한 메릴린 먼로의 영화를 보면서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 이 영화가 제일 낫다"
라는 말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어느새 진심으로 20년 전으로 돌아가
그 상황에 녹아들고 있었던 것이다.
실험의 결과는 믿기 힘든 변화였다.
시력, 청력, 기억력 등 신체 지표가 50대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지팡이를 버리고 스스로 움직이는 노인들도 있었다.
이 실험에서 랭어 교수는
“긍정적인 마음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이 긍정적인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그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버드대 연구’라는 이름보다 더 큰 것은
그 안에 담긴 진실이었다.
살면서 중요하게 여겼던 두 가지.
마음가짐의 힘
그리고 자신을 돌보는 일
그 모든 것을 이 실험이 증명해 주었다.
물론 우리는 일상에서 그들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속 시계만큼은 언제든 다시 맞출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조용히 나에게 속삭인다.
나는 아직 젊고 건강하다
나는 여전히 배우고 성장한다
나는 날마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나는 밝고 지적이고 매력적이다
조금은 민망하지만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맑아진다.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그저 고요하게 웃는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한번 더 다짐하며.
“육체의 건강과 정신의 건강을
함께 지키며 ,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자.”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전적으로 ‘마음의 나이’에 달려 있다.
어느 날 문득
생물학적인 나이가 마음까지 위축시켜도
그런 마음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단단함으로.
나이의 그림자보다
마음의 빛을 더 오래 품으며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