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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Jan 14. 2020

귀 기울여

늘 그렇듯이

     

하늘과 산, 강과 바다, 나무와 꽃에게 듣습니다.

아침 해와 저녁노을, 구름과 빗줄기, 파도와 바람에게 듣습니다.

벤치와 오솔길, 정적과 고요, 당신의 숨소리에게 듣습니다.

마음이 나설 때에는 귀와는 아무 상관없이도 듣습니다.     


 - 쉬고 싶어.

 - 나, 많이 힘들어.

 - 혼자 있고 싶어.

 - 나 좀 내버려 둬.

 - 눈물이 나.

 - 그리워.

 - 너, 잘 지내지?

 -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 조금만 더 힘을 내자.

 - 아직 끝나지 않았어.     


마음이 이런 말들을 하고 싶을 때입니다.

그러면 사람의 말을 할 줄 모르는 공통점을 가진, 먼 풍경 같은

세상의 동행들이 손을 뻗어 말없이 오래 다독여줍니다.

그러면 마음은 준비해 온 말을 거기 놓아두고 이내 일어섭니다.     


*

늘 그렇듯이, 현실로 씩씩하게 돌아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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