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기울여

늘 그렇듯이

by 손명찬

하늘과 산, 강과 바다, 나무와 꽃에게 듣습니다.

아침 해와 저녁노을, 구름과 빗줄기, 파도와 바람에게 듣습니다.

벤치와 오솔길, 정적과 고요, 당신의 숨소리에게 듣습니다.

마음이 나설 때에는 귀와는 아무 상관없이도 듣습니다.


- 쉬고 싶어.

- 나, 많이 힘들어.

- 혼자 있고 싶어.

- 나 좀 내버려 둬.

- 눈물이 나.

- 그리워.

- 너, 잘 지내지?

-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 조금만 더 힘을 내자.

- 아직 끝나지 않았어.


마음이 이런 말들을 하고 싶을 때입니다.

그러면 사람의 말을 할 줄 모르는 공통점을 가진, 먼 풍경 같은

세상의 동행들이 손을 뻗어 말없이 오래 다독여줍니다.

그러면 마음은 준비해 온 말을 거기 놓아두고 이내 일어섭니다.


*

늘 그렇듯이, 현실로 씩씩하게 돌아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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