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울질

오른쪽 어깨 vs 왼쪽 어깨

by 손명찬


전설 속, 마호메트의 어깨 위엔 신의 전령사 역할을 하는 비둘기가 있었다. 동화 속, 후크 선장의 어깨 위엔 말도 몇 마디 하는 잘난 앵무새가 있었다. TV 속, 낸시 랭의 어깨 위엔 명품 디자이너의 이름을 빌린 고양이가 있었다.


공통점이 있다, 어깨 한쪽은 여유롭게 비어 있다. 그러나 현실 속, 나의 어깨는 양쪽 다 분주하다. 한쪽은 천사가, 또 한쪽은 악마가 쓴다. 그래서 늘 어깨가 무겁다.


오늘도 저울질은 시작된다. 기운다는 것은 한쪽이 분명해진다는 뜻, 조화롭다는 것은 뒤죽박죽이라는 뜻이다. 이 모두 내가 하는 짓의 결과다. 그래도 다행이다. 어쨌든 한쪽은 천사가 와 앉으니.


위태롭긴 하지만, 평화는 계속된다. 서툴긴 하지만, 사랑은 계속된다. 어깨를 두드려주는 이는 언제나 내 보호자들이다. 달팽이관 깨진 귀 밑에 악마가 계속 앉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잘못 알아듣는 척이라도 좀 하면서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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