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맑은 하늘을 본다. 마음이 맑아진다. 높디높은 존재의 위대한 힘이다. 저리도 맑은 모습에 내가 기여한 일이라곤 없다. 후우, 불어 조각구름 하나 옮길 능력도 없다. 마음이 맑아진 이들과 대가없이 함께 누릴 따름이다.
하늘은 내게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으나 믿음의 사닥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한 자유롭고 진실한 사람들로부터 하늘마음을 전해 듣는다. 그들이 세상 속에도, 곁에도 있다. 그게 삶의 한 복판에서 진실을 여는 힘이 된다. 어느 날, 하늘과 나 사이에 먹구름이 끼고 눈비가 있다 해도, 이해와 오해가 있다 해도, 시간과 한계의 차이가 있다 해도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는 조건부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는 거다.
아름다운 것에는 위로, 배려, 사랑, 돌봄이 전부 들어 있다. 하늘을 초대했거나 하늘이 찾아와 깃든 것이 분명하다. 둥지 틀 듯, 하늘이 마음으로 내려와 앉는다. 하늘 품에서 생각하고, 일하고, 먹고, 쉰다. 기뻐 잠을 못 이루는 날도, 울먹이며 잠드는 날도 변함없이 하늘 품에 있다.